[기자수첩]거래소, 보여주기식 中 현지 IR

입력 2011-05-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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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설명회가 여행입니까”

“비용은 다 대주는데 현지에 답사 와서는 반나절만 보고 돌아가는 것을 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국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부터 중국 상장기업들에 대한 현지 기업설명회(IR)을 개최하고 있지만 의무적인 현장 답사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국내 주식 시장에 상장하는 중국기업들이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기업들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얻기 힘들기 때문에 지난해부터 현지 IR을 실시했다.

하지만 IR 참가한 기업들 중 일부는 거래소의 보여주기식 IR을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A상장사 관계자는 “지난해 방문했을 당시 IR 이후 짧은 시간에 공장을 둘러본 것이 전부였다”며 “비용을 지불하는데 그렇게 할 거면 현장까지 와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B상장사 관계자는 “말이 반나절이지 이동시간과 식사시간을 빼면 2~3시간정도만 회사를 방문하는 셈”이라며 “IR을 계속 진행할 거면 하루에 한기업을 방문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건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기업들은 거래소 관계자 외 다른 참가자들에 대한 비행기 표 및 숙박비 등을 나눠 부담하고 있다.

거래소가 투자자들에게 중국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IR을 진행하는 의도는 박수 받을 일이다. 중국 상장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와중에 고섬 문제로 인해 다른 중국 기업들이 평가절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IR에 참가자들이 단 몇 시간만에 그 기업에 대한 속사정을 얼마나 알 수 있을까? 거래소는 올해에도 오는 5월말 4박5일 일정으로 7개사, 6월중순 3박4일 일정으로 4개사에 대한 현장 IR을 진행할 계획이다.

거래소는 보여주기식, 의무적 IR을 개최하기 보단 실제로 IR에 참여하는 중국기업들의 목소리를 먼저 듣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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