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대통령 조기퇴진 서명 거부...무기한 연기

입력 2011-05-0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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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 "대통령으로 서명 안해"...반정부 시위 격화 우려

예멘에서 33년째 장기 집권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조기퇴진 합의 서명식이 무기한 연기됐다.

살레 대통령의 퇴진 협상을 중재해 온 걸프협력협의회(GCC)는 당초 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중재안 합의 서명식을 열 예정이었지만 살레 측의 거부로 무기한 연기됐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GCC의 중재안은 살레와 가족, 그의 측근에 대한 사법처리 면제를 보장하는 대신 살레 대통령이 중재안 합의 서명일로부터 30일 내에 조기 퇴진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살레 대통령은 서명을 불과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집권당인 국민의회당(GPC) 대표 자격으로 합의안에 서명할 수는 있어도 대통령 자격으로 서명하진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GPC도 "대통령이 합의안을 수용할 준비가 돼있다"면서도 "당 대표로 서명하길 원하며 그가 직접 서명할 필요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야권은 "살레 대통령이 대통령 자격으로 직접 서명하지 않는 한 어떤 중재안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 이날 중재안 합의 서명식은 무기한 연기됐다.

GCC는 서명식 무기한 연기에 따른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리야드에서 외무장관 회의를 열기로 했다.

예멘 정부와 야권의 합의 서명이 연기됨에 따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 시기가 늦춰지며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해온 반정부 시위가 격화할 전망이다.

반정부 시위는 석 달 가까이 진행돼 왔으며 당국의 강경 진압에 의해 14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살레 대통령 퇴진을 둘러싼 혼란을 틈타 알-카에다의 공세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이날 남부 아비안 주에서는 알-카에다 소속으로 보이는 무장대원들이 지방정부 청사를 공격, 군인 4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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