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設野設] 손학규, 분당乙 ‘노른자’까지 삼켰다

입력 2011-04-2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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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을) 금곡동 주민들이 우리를 도와 줬나봐요!”

27일 오후 8시 10분, 출구조사에서 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를 10%포인트 차로 앞섰다는 뉴스가 전해지자 손학규 캠프 관계자는 이렇게 말하며 울먹였다.

선거 기간 내내 분당(을)이 ‘보수의 성지’라 불린 이유는 한나라당이 월등히 우세한 ‘정자1동· 금곡동·구미동’ 때문이다. 이들 3개 동은 분당에서 내리 3선을 한 한나라당 임태희 전 의원이 2000년 이후 선거운동조차 안한 곳으로 그만큼 굳건한 보수 표밭이었다.

손학규 돌풍은 ‘노른자 동’까지 삼켜버렸다. 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금곡동과 구미동은 각각 220표, 500표 차이로 손 대표가 앞섰다. 전체 투표수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정치적 관심이 높은 정자1동에서는 손 대표가 약 2000표 뒤졌다.

이는 작년 6.2성남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음에도 이 3개동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1000~5000표 정도까지 앞섰던 것을 감안하면, 손 대표의 대역전극은 이들 3개 동에서 격차를 크게 줄인데서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27일 오후만 해도 캠프 상황실은 비상체제였다. 투표율이 치솟으며 손 대표에게 유리하다는 관측이 쏟아졌지만 투표소 현장에서 “3개동 주민들이 대거 몰려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선거구 8개동 중 3개동 투표수가 차지하는 비중만 50%를 넘었다. “절대 안심할 수 없다” “이대로 가면 질 수도 있다”는 말들이 흘러나왔다. 참모들이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표정관리를 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결국 상황실은 당선이 확정되고 나서야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캠프 한 참모는 “마지막까지 두려웠던 게 3개동 표심이었다”며 “기존 성향이었다면 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 대표가 나서자 3개동 주민들이 처음으로 투표에 대해 고민했고, 출퇴근 유권자가 도운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과거 데이터는 의미가 없어졌다”고 분석했다. 중산층 위기론과 더불어 인물론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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