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가라 세종시"...공무원 불만 폭주

입력 2011-04-21 10:58수정 2011-04-2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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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첫마을 아파트에 프리미엄이 수천만원 붙었다고요?. 주변 아파트값이 3.3㎡당 500만원인데 분양가를 700만원으로 책정하는게 말이 됩니까”

세종시 현지 답사를 수차례 했다는 기획재정부 박모(48) 서기관은 분양가 부터 납득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세종시가 좋다면 좋아하는 사람이 가라는 분위기다.

지난 20일 세종시 첫마을 2단계 분양설명회 자리에서 만난 박 서기관은 “3.3㎡당 30만원에 매입해 건축한 아파트를 700만원을 받으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받아 쥔 홍보책자의 세종시 조감도를 가리키며 “이런 녹지가 조성되는 시점이 2030년이다. 지금가 보면 허허벌판"이라며 "그런데도 프리미엄이 붙었으니 일단 계약부터 하라니 어이없을 뿐”이라고 하소연 했다.

강제 이주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그는 이날 선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세종시 홍보 동영상에 “살고 싶은 세종시”라는 멘트가 나올때 마다 대강당에서 코웃음이 터져나온 사례를 들며 “서울에서 출퇴근 못 버티겠으면 니돈 내고 집사서 가라는 것인데, 임대주택이라도 지어줘야 하는 거 아니냐”라며 씁쓸해 했다.

맞벌이나 미혼 공무원들도 한숨을 내쉬기는 마찬가지다. 환경부 정모(33) 사무관은 “당장 세종시 이전 날짜가 다가오니 실감이 나지만 부인 직장이 서울이라 고민이 크다”며“아무래도 대전이나 공주에서 혼자 방 한칸 얻어 지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첫마을을 기대하는 공무원들은 1단계에 비해 입지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놨다. 특히 2단계 아파트는 쓰레기 처리장이나 오수 처리장 등 주변에 혐오시설이 많아 기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해양부 이모(43) 사무관은 “행정중심 지역에서 거리가 꽤 떨어져 있어 이번에는 청약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중심지역에서 가까운 민간아파트가 분양할 때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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