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경남지사가 18일 청와대에 이명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공식 요청했다.
경남도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김 지사는 “동남권신공항 건설이 무산됨에 따라 경남도민들의 실망감이 무척 크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이전 관련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지역여론을 정확이 전달하고, 대책을 건의드리고자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드린다”는 내용의 면담 요청서를 이날 오전 청와대에 전달했다. 수신자는 임태희 대통령 비서실장이며, 이날 기자와 통화한 경남도 관계자는 “청와대가 수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는 공문을 받고 나서 면담계획을 정식 논의할 것이란 다소 유보적 입장만을 밝히고 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보도는 봤는데 아직 공문은 받지 못했다”면서 “경남도와는 아직 일정이 확정된 것이 없다. 확정되면 따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와는 일정 ‘거리두기’를 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공약이었던 신공항이 무산된 뒤 김범일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지사, 허남식 부산시장 등 영남권 광역단체장들을 차례로 만나 정부 결정의 불가피함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 바 있다.
정치권에선 청와대의 ‘김두관 거리두기’에 대해 정무적 판단이 개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야권성향의 무소속 도지사, 그것도 안방인 경남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을 대통령이 직접 만나 중앙무대에 오르내리게 하는 자체를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란 계산에서다. 여기에다 김 지사가 도정 출범 후 4대강 사업 반대의 선봉장에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일종의 ‘괘씸죄’도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