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에 때아닌 목장 쟁탈전이 벌어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울우유와 연세우유는 경기 화성의 한 젖소농가 입구에서 물리적 충돌 직전의 갈등을 빚었다. 연세우유 직원들이 목장 입구를 한때 트랙터로 봉쇄하고 서울우유 집유차의 출입을 막는 등 물리적 행동 조치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14년 동안 연세우유에 원유를 공급해온 이 목장이 이날 새벽 생산분부터 서울우유로 거래처를 바꾸면서 벌어졌다. 연세우유 관계자는 “오랜 기간 정성껏 관리해 온 목장이 한순간에 넘어가니 허탈하고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중소 우유업체들은 구제역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서울우유가 손쉽게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목장 빼앗기에 나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유가공협회는 “서울우유가 연세우유와 건국유업의 집유선을 침해하고 있다”며 정부가 나서서 막아줄 것을 호소하는 공문을 지난주 농림수산식품부에 보냈다.
건국유업&햄 관계자는 “소속 목장 50여곳 가운데 일부가 최근 더 좋은 조건을 제시받고 납품처를 옮기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목장의 원유 공급가격은 낙농진흥회에서 일률적으로 책정하고 있지만,우유 시장점유율 35% 선인 서울우유는 최근 조합원 가입 문턱을 낮추는 등의 혜택을 앞세워 목장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서울우유는 농가가 서울우유로 들어오는 것 일뿐 빼앗는 것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이번 연세우유에서 서울우유로 넘어온 농가는 서울우유를 탈퇴한 조합원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서울우유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원래 매년 목장 20~30곳이 거래처를 바꾼다”며 직접 개입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