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잘못된 정책 혈세로 덮다니

입력 2011-04-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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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의 핵심인 취득세 인하를 둘러싼 논란이 일단락 됐다. 자자체 반발에 대해 정부가 꺼내 든 카드는 손실 보전. 취득세 인하로 발생하는 지자체 세수 부족을 공적자금을 통해 중앙정부가 지방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보전해 준다는 것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최소 2조원 규모다.

정권 초기부터 내놓는 경제 정책마다‘부자 감세’논란을 일으켰던 정부가 또 하나의 초강수를 둔 셈이다. 과거지사는 논외로 하더라도 이번 조치가 과연 조세 평등의 원칙에 맞는지 되묻고 싶다.

최대 수혜자인 서울 강남 3구의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이나 다주택 보유자들을 위해 무주택 서민을 포함한 전 국민이 낸 세금으로 보전해 주기로 한 처방은 분명 잘못됐다. 서민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낸 세금이 집부자들을 위해 쓰이는 것은 물론 부활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로 돈줄이 죄이는 이중고를 감내해야 할 처지다.

국가는 조세징수권을 부여받지만 조세 입법을 함에 있어 조세 부담이 공평하게 배분해야 한다. 특히 조세법의 해석·적용에 있어서도 모든 국민을 평등하게 취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자칫 확대 해석해 특정 납세자에게 불리하게 적용하거나 합리적 이유 없이 특별한 이익을 주어선 안 된다.

취득세 50% 감면 발표에 따른 부동산시장 혼란도 정부가 얼마나 부실하게 정책을 내놓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MB정부 들어 나온 10여 차례의 부동산 대책은 모두 부양책 일색이다.

전세난에 시달리며 외곽으로 쫓겨나는 서민들은 땜질식 주택시장 부양책을 바라지 않는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서민주거 안정을 위한 정부정책이 절실한 때다. 더 이상 설익은 정책으로 계층간 갈등과 시장 혼란을 초래한 정책 당국자들의 잘못을 국민 세금으로 덮으려 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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