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회장, 본지 기자와 만나 "비자금 사실 아니다"
서울 남부지검 형사 6부(부장검사 차맹기)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석유화학 본사와 거래처 등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 수사관 20여명은 자금 관련 부서에서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확보했다.
검찰은 금호석유화학이 하청업체에게 비용을 부풀려 지급한 뒤에 돌려 받는 방식 등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 초기 단계라 비자금 규모와 조성 주체 등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찬구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검찰 압수수색은 아침에 알았다”며 “지금으로선 할 말이 없고, 검찰이 알아서 할 문제”라며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회장은 비자금 조성에 대해서는 “아니다”며 부인했다.
박 회장은 이날 아침 세종로 사옥에 출근했다가 11일 개막한 IISRP총회(세계합성고무생산자협회) 총회 참석차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을 찾았다. 박 회장은 IISRP의 회장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도 “현재 법무팀이 응대하고 있다”면서 “혐의 등 배경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의 비자금 조사 결과에 따라 금호석유화학이 추진하고 있는 금호아시아니그룹과의 계열 분리가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워크아웃 중인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을 계열에서 탈퇴시켜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를 통해 공식적으로 경영분리를 명확히 한다는 방침이었다.
박찬구 회장은 형제 간의 경영권 다툼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지난해 3월 경영 복귀에 복귀했다. 이후 금호석유화학은 자동차와 타이어 산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363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의 주가는 개장초 5% 가까이 올랐으나 검찰 압수수색이 알려진 후 11.85%까지 폭락하는 등 출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