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금융 먹거리 만드는 '8인의 드림팀'
여의도에는 맛집이 많다. 점심시간, 직장인들은 그 긴 줄에서도 흐뭇하다. 사무실을 벗어나 쬐는 봄볕은 더 상쾌한 법.
그러나 HMC투자증권 장외파생상품팀원들과는 상관없는 얘기다. 점심시간이라고 시장이 멈추지는 않는다. 장외파생상품 가격은 주식, 채권, 원자재·곡물 등 상품, 외환 등 다양한 기초자산의 국내외 시장 가격과 밀접하게 연계돼 움직인다. 수많은 변수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워낙 높은 까닭에 점심은 도시락으로 재빨리 해결할 수밖에 없다.
장이 끝난 오후에도 모니터 앞에 앉은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심지어 8개의 모니터를 동시에 들여다보고 있다. 모니터마다 어마어마한 그래프와 숫자들이 마구 겹친다. 장외상품파생팀의 일상적 풍경이다.
그 복잡한 모니터를 들여다보면서도“프로그램을 통해서 사전에 구조화한 대로 수익률이 실현되는 과정이 신기하고 재미있다”는 장외상품파생팀원들은 가격이 존재하는 자산을 기초로 새로운 현금흐름을 만들어낸다. 주식연계증권(ELS), 주식워런트증권(ELW)이 대표적이다.
이같은 장외파생상품에는 옵션 상품이 기본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설계부터 운용까지 모든 업무에 수학,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 이공계열 전문 지식이 필수적이다.
8명의 금융공학 전문가들을 이끄는 유인금 이사는 “이과 전공자들이 많아 개성이 강한 팀원들”이라고 소개하면서도 “서로 믿고 신뢰하는 가족적 분위기”를 자랑했다. 조성미 사원은 “각자 맡은 일은 알아서 하고, 혹시 바쁜 사람이 있으면 서로 돕기 때문에 부서 분위기는 정말 좋다”고 맞장구친다.
사실 올 2월부터는 분위기가 좋을 수밖에 없었다. 장외파생상품의 특성상 시장의 변동성이 클 때 성과가 좋기 때문이다. 반대로 유난히 시장이 평온했던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는 파생상품 수익률도, 부서 분위기도 안 좋았다.
그래서 작년 겨울 유 이사는 회식 자리를 많이 만들었다. 각자의 업무가 철저히 나뉘어 있는 동시에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부서 운영에 팀워크가 필수적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공유할 수 있는 기억들을 만들기 위해 작년 가을에는 다 함께 여의도공원을 방문해 사진을 찍어 팀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미리 ‘으슥한 곳’을 사전답사한 유 이사의 세심함에 팀원들이 감동했던 날이다.
HMC투자증권 장외파생상품팀이 빛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끊임없는 자기계발 노력이다. 장 시작 전 부서원들이 모여 ‘ELS 헷지 현황 및 최적 헷지 방안’, ‘ELW 시장동향 및 시사점’ 등을 토론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시간을 쪼개 대학원을 다니는 직원들도 있다.
작년 5월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장외파생상품팀은 앞으로 3년 안에 ‘톱5’에 들어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HMC투자증권이 가진 장점들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HMC증권이 속한 현대차그룹을 활용한 장외파생상품과 퇴직연금에 강한 HMC증권의 장점을 이용해 퇴직연금과 연계된 장외파생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탄탄한 지점망을 통해서는 장외파생상품을 합친 종합적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주식이 아닌 이자율·환율·금·유가 등 다양한 상품에 따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파생결합증권(DLS)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인력 역시 2배 이상 늘리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증권사 하나를 그대로 축소하면 장외파생상품팀이 된다. 8명의 팀원 중 2명은 상품을 설계하고 2명은 판매를 맡는다. 나머지 2명은 ELS를, 또 2명은 ELW를 운용한다.
유 이사는 “판매사의 신용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도 장외파생상품팀은 증권사의 축소판”이라며 “고객과 수익을 나눌 수 있는 win-win 상품구조를 만들겠다”는 운용철학을 늘 새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