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기대에 원화강세
원달러 환율(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25일 오전 12거래일만에 1110원대를 하향 돌파한 채 개장하며 원화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1120원대에 만들어졌던 심리적 방어선을 돌파한 만큼 환율 하락세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2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일 1115.60원에 최종 마감한 뒤 1120원대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 22일(종가 1120.90원)과 24일(1121.00원) 1110원대 진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일본의 원전 사태나 리비아발 유가 급등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환율 하락을 방어했다”고 말했다.
해소되지 않은 국제 문제가 시장참여자들에게 달러 매도(원달러 환율 하락)를 머뭇거리게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장 막판 외국인들은 달러 매수를 늘리는 경향이 지속됐다. 언제든 환율이 오를 것을 대비한 셈이다.
하지만 오전 9시3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이 1116.20원을 보이고 있어 하락세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김성순 기업은행 딜링룸 차장은 “시장에서 달러 매도 심리가 강해진 것은 이전부터 이어진 추세”라며 “최근 변동성이 줄어들어 크진 않겠지만 하락 압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2000대를 돌파하는 등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점도 원화 강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미국은 기준금리 인상을 내년으로 미룰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달러 약세 지속은 원화 강세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일본 정부와 선진국들이 엔화 강세를 방어하는데 나서는 점도 원화 강세 요인이다. 시장에 달러 매도 물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를 잡기 위해 외환당국의 환율 정책을 쓸 경우 하락 압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