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로 전환했다.
일본은행(BOJ)이 총 12조엔의 긴급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한다고 발표하면서 달러에 대한 엔화 가치는 약세로 돌아섰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14일(현지시간) 오후 1시 30분 현재 달러ㆍ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29% 오른 82.08엔을 기록하고 있다.
엔화는 주요 16개국 통화 중 14개국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장 중 한 때 지난해 11월 9일 이후 최저치인 80.62 엔까지 추락했으나, BOJ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12조 엔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데 힘 입어 상승세로 방향을 돌렸다.
BOJ는 14일 오전 7조엔의 긴급 유동성 공급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5조엔을 추가로 공급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1일 공급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이날 실시한 자금 입찰에서 금융기관의 조달 희망액은 5조1460억엔이었으나 추가로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시장의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은행은 이틀에 걸쳐 긴급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은행의 이같은 긴급 자금 방출은 그리스 채무 위기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았던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일본은행은 시장 개장일 기준으로 2일 연속 하루 2조엔씩을 시장에 긴급 방출했다.
유로화는 주요 15개국 통화에 대해서 강세다. 유로ㆍ엔 환율은 0.6% 하락한 114.49엔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주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정상들은 재정위기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유럽금융안정기금(EFS)을 확대하는 데 합의했다.
쿠도 다카시 NTT스마트트레이드 시장정보서비스 총괄책임자는 "일본 대지진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면서 달러에 대한 엔의 가치는 4개월래 최고로 올랐다"며 "엔 강세로 인해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들이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을 허용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4개월래 최고로 올랐던 엔화는 BOJ의 추가 유동성 공급소식에 약세로 돌아섰다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