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지진]올 계획 전면 수정…비상 시나리오 검토

입력 2011-03-14 11:30수정 2011-03-1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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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LCD 구매담당 비상 대기령

-LG전자, 구본준 부회장 위기대응실 진두지휘

-중기청. 부품․원자재 수급 지원 대책반 운영

국내 기업들이 중동정세 불안에 따른 고유가와 환율 하락에다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불확실성 등 ‘삼중고(三重苦)’ 에 빠졌다.

주요 대기업들은 일본 산업계의 지진 피해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비상 대책반을 꾸리고 상황 파악과 함께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들은 구매,영업,금융,기획 부서 담당자들을 중심으로 비상 대책반을 꾸렸다. 기업들이 연초에 세운 사업 계획을 전면 재수정하고 비상 시나리오 경영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외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국내 관련 경쟁업체들의 수출 경쟁력이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일부 대일 수·출입 교역이 많은 전자, 부품·소재, 조선, 철강, 물류 등 일부 업종은 엔·달러환율 변동 등에 따른 경영전략 수정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국내 전체 부품소재 수입의 25% 정도를 차지하는 대일본 부품소재 수입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일본에 지진이 발생한 지 약 5시간 후 LG전자는 ‘위기대응상황실’을 가동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진두지휘로 법인관리, 인사, 구매, 대외협력, 홍보 등 관련 부서에서 1명씩 차출돼 일본 판매법인은 물론이고 현지 직원, 부품 협력업체의 상황 파악 및 지진 영향 분석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일본 부품 공급선의 상황 파악을 위해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사업부 구매담당 직원들에게 비상 대기령을 내렸다. 일본 출장을 최대한 자제하라는 지시와 함께 일본 출장 전 담당 부서 임원은 물론 인사팀에도 허락을 받도록 조치했다.

SK그룹은 김영태 SK 사장 주재로 그룹 차원의 비상 대책 회의를 가졌다.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네트웍스도 해외 시장 담당 임원들이 주말부터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재계는 올해 초 호황을 기대하고 있던 기업들은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들이 잇따라 터지자 연초 사업계획을 폐기하고 비상 시나리오 경영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일본 산업계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국내기업들이 연간 사업계획은 물론 중장기 공급망 확보 계획까지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 정세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으며 중국도 높은 물가상승률로 인한 긴축정책으로 성장속도를 조정하고 있는 등 한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한 세계경제 상황에서 일본 대지진은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위기단계별 비상경영 시나리오를 다시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 수출입업체 등에 미칠 영향을 조사하고 피해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일본 대지진 피해 중소기업지원대책반’을 운영하기로 했다.

대책반은 지진사태로 일본에서 들여오는 부품소재와 원자재 수급에 차질이 예상되는 만큼 국내 중소기업의 직·간접적인 피해 현황을 조사하여 중소기업청 등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조해 피해 중소기업의 지원방안을 적극 모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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