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ㆍ바이오제약등 시장선점 강조

이 회장은 지난해 경영 복귀할 당시 “지금이 진짜 위기다.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이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위기론’을 편데 이어 지난 8일 김포공항 입국장에서 “제대로 된 물건을 세계 시장에 내서 그걸 1등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1등론’에 대해 현 경영진들에게 위기의식을 불어넣기 위한 의미라고 풀이했다.
9일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의 ‘1등론’에 대해 “스마트폰 등 아직 삼성이 세계 1위가 되지 못한 분야,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시작하는 바이오제약 등에서 시장 선점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지난해 경영에 복귀할 당시 강조했던 ‘위기론’의 연장선이라는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1월 “신수종사업 준비가 턱도 없다. 10년 전만 해도 삼성이 구멍가게 같았는데 까딱 잘못하면 그렇게 된다”고 말했다.
두 달 뒤인 3월 24일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에 복귀하면서는 “10년 내 삼성의 대표 제품들이 모두 사라질 수 있다”고도 했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같은 정보기술(IT) 트렌드를 주도하는 제품 출시에 삼성이 한 발짝씩 뒤지면서 이 회장이 위기의식을 계속 불어넣고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이 IT 시장을 재편하고, 바이오산업 등 고령화사회에 따른 신사업 기회 등에 대한 고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활동 등 지난 1년간을 바쁘게 보낸 이 회장이 다른 생각을 할 만큼 여유가 있지 않았다는 얘기로도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언급한 '제대로 된 물건'에 대해 애플의 아이폰과 같은 '시대의 아이콘'이 될 수 있는 확실한 제품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늘 "1위를 해본 사람이 다른 분야에서도 1위를 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며 “계열사 CEO들에게 제대로 된 물건으로 세계 시장에서 누구도 넘보거나 부인할 수 없는 1위가 되도록 하라는 CEO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를 보낸 셈이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