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돋우고 비타민 채우고
온 나라를 뒤덮은 구제역과 물가 상승으로 인해 가족들이 둘러앉은 식탁 한 구석이 허전하다. 하지만 봄의 전령들인 딸기와 봄나물의 유혹을 떨쳐 버리기엔 어김없이 돌아오는 계절의 순환을 거스르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 않다.
제철 딸기가 풍성하다. 대형마트와 과일가게 어디든 빨간색 튼실한 과육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두릅, 냉이, 달래 같은 봄나물도 보는 것만으로도 겨우나 무거운 몸을 활력있게 만든다. 톡 쏘는 향은 말할 것도 없다.
대표적인 봄나물은 역시, 두릅, 냉이, 달래 등이다.
귀한 산채로 꼽히는 두릅은 피로회복에 좋고, 정액분비를 촉진, 예로부터 강정식품으로 불렸다. 독특한 향기가 있고,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무치거나 찍어 먹으면 입맛을 돋구어 준다. 고추장에 식초를 넣으면 매운 맛도 덜해지고, 비타민 C의 분해도 막아주기 때문에 좋다.
비타민이 풍부한 달래는 빈혈에도 효과가 있고, 간장의 작용을 강하게 해 준다. 날것으로 조리해서 비타민 C의 파괴를 적게하여 먹는 것이 현명하다. 뿌리부분이 깨끗하고 둥글며 줄기가 갈래갈래 깨끗하게 갈라져 있는 것이 좋은 식품.
냉이는 단백질뿐 아니라 철분, 칼슘도 많은 알칼리성 식품이다. 또한 향이 구수해 입맛을 나게 하고 소화액 분비를 촉진, 소화흡수도 도와준다. 뿌리가 희고 길며 진초록색에 검붉은 빛을 띤 것이 좋다.
봄나물을 조리할 때는 독특한 향과 맛을 살리기 위해 자극성이 덜한 양념을 넣는 것이 좋다. 양념의 양도 적어야 나물 본래의 맛을 살릴 수 있다. 데칠 때도 비타민이 파괴되는 정도를 줄이기 위해서 소량의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살짝 데쳐야 한다. 또한, 두릅같이 쓴 맛을 가지고 있는 봄나물은 데친후 여러 번 헹궈야 본래의 맛을 잃지 않는다. 음식을 장만할 때는 한꺼번에 많은 양을 조리하기보다 끼니마다 조금씩 식초를 넣어 새콤하게 맛을 내면 향긋하고 신선한 느낌을 더할 수 있다.
새콤달콤한 딸기를 여성들이 특히 좋아하는 이유는 미백효과 때문이다. 비타민C는 물로 펙틴이라는 성분이 들어있어 여성들에게 골칫거리인 기미나 주근깨를 예방한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딸기 속 성분인 펙틴과 라이코펜이 콜레스테롤 산화를 막아 노화를 늦추는 회춘의 역할을 한다. 게다가 딸기에 함유된 자일리톨 성분이 입안을 상쾌하게 하고 잇몸을 튼튼하게 해서 치주염을 예방한다는 연구도 나왔다.
하지만 관리가 쉽지 않은 딸기는 고를 때부터 싱싱한 것을 선택해야 섭취한 후 이 효과들을 그대로 발휘할 수 있다. 딸기는 특유의 붉은기가 꼭지 부위까지 퍼져 있는 것이 좋고, 꼭지는 파릇파릇하고 싱싱한 것이 좋은 딸기다. 씻을 때도 꼭지를 떼거나 물에 오래 담가두면 비타민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흐르는 물에 재빨리 헹궈내야 좋다.
보관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딸기는 상하기 쉽기 때문에 구입해서 바로 먹는 것이다. 여의치 않다면 꼭지를 떼지 않은 상태에서 랩이나 비닐로 싸서 냉장고에 넣어두어야 한다. 꼭지를 떼면 수분이 증발해 맛이 떨어질 수 있다.
딸기의 효능을 몸으로 다 느끼려면 우유와 곁들이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딸기에 풍부한 구연산이 우유의 칼슘흡수를 돕고 비타민C가 철분 흡수를 용이하게 해 영양적으로도 그만이다.
한편 봄나물과 딸기가 제철을 맞으면서 전국의 대형마트나 시장 등지에서는 할인 행사가 한창이다. 농협은 오는 13일까지 전국 51개 중대형 하나로클럽에서 봄나물, 딸기, 제주햇감자 등 제철 농산물을 30∼40% 저렴하게 판매하는 `하나로 봄맛 대축제`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