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만 벤처? 농업도 벤처 있다"

입력 2011-02-2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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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국, 유럽연합(EU)등과 자유무역협정(FTA)체결하는 등 농산물 시장개방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기술력을 바탕으로 농업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농업벤처인들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산물 생산에 주력하던 농민들이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 마케팅과 유통까지 직접 담당하면서 기업인으로 변신하고 있다.

“높은 뜻 푸른 꿈을 품고 흙에 청춘을 걸고 물에 인생을 건 사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류지봉 대표는 경남 거창에서 ‘봉농원’이라는 딸기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류 대표는 23년전 사과 과수원으로 농사를 시작했다. 이후 어린 아이들과 구매를 결정하는 여성이 좋아하는 딸기농사를 지어야겠다고 마음먹고 15년째 딸기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우수한 딸기 재배기술을 배우기 위해 네덜란드, 벨기에 등 농업선진국에 가서 수경재배 기술을 익혔다. 류 대표는 이 기술을 주변 농가에 가르쳐 주고 있고 특히 재배기술을 전하기 위해 북한에도 다녀올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직접 판매를 하는 외에 딸기농장 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별도 수익도 올리고 있다.

류 대표는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농사도 철저하게 과학, 화학, 수학에 의해 짓는 것”이라며 “농작물은 땅에서 화학성분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그 성분을 파악해 바로 공급하는 시설을 갖추면 대량 수확이 가능하고 이는 소득 향상으로 이어 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경재배를 하려면 설비투자를 위한 초기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기술력이 있어야 한다”며 “정부가 우리 농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금을 지원해줘야 하고 이를 위한 교육시설도 필요하다” 말했다.

그는 “농업에 대한 나쁜 선입견을 깨고 농민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보여 주겠다”고 강조했다.

전라남도 진도의 ‘진도 정미소’는 흑미도정전문업체로 국내 흑미 유통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흑미 GAP(우수농산물이력추적관리)와 우수농산물관리시설인증을 받은 업체이기도 하다.

진도 정미소의 이운갑 대표는 지난 1991년에 정미사업을 시작했고 이후 중국에서 흑미 종자를 들여와 국내에 보급하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특별미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 매출도 늘고 있다.

최근에는 현미상태인 흑미를 9분 도정해 소비자들이 먹기 편하게 한 흑미와 일반미를 섞어서 만든 흑백미를 만들어 팔고 있다.

흑미는 일반미에 1.5배 이상 높은 값에 팔리고 있다. 시중에서 40Kg 기준에 일반미는 약 8만원에 팔리고 있는 반면 흑

미는 1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찹쌀흑미는 16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등 고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다.

진도 정미소는 지난 2008년 80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180억원까지 늘었고 올해는 19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농업회사법인 잠’을 설립해 소매분야에 진출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벤처농업포럼 박종열 실장은 “지금까지 농민들은 농산물 생산에만 주력해 왔다”며 “앞으로는 생산도 중요하지만 포장 디자인부터 제품설명, 새로운 상품으로 꾸미는 일도 중요한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특히 농민 간의 교류가 중요하다며 네트워크 형성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10년간 벤처농업대학 졸업자 수가 1000명이 넘으며 이들이 서로 교류를 통해서 아이디어를 얻고 조언과 도움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용어설명

*수경재배: 흙을 사용하지 않고 물과 수용성 영양분으로 만든 배양액 속에서 식물을 키우는 방법을 일컫는 말로, 물재배 또는 물가꾸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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