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차남 김정철이 싱가포르에서 최소 1주일 이상 머물다 지난 15일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턴의 공연을 보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했던 김정철은 14일 공연을 관람하기 전까지는 쇼핑몰과 주요 관광지 등을 돌아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고위 외교소식통은 16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정철이 최소 1주일 이상 싱가포르에 머물렀다"면서 "공식 직함이 없기 때문인지 공식일정을 잡았다는 것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관광과 쇼핑 등으로 소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철은 특히 쇼핑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의 칠순 생일선물을 포함해 명품들을 대거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이어 "클랩턴의 공연은 14일 하루 단 한차례 진행됐다"면서 "나머지 일주일 정도를 쇼핑과 관광에 할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정철은 클랩턴의 공연장에서 북한 대사관 직원을 포함해 10여명의 보호와 안내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공연장에서 김정철과 함께 나타난 '젊은 여성'에 대해 이 소식통은 "김정철의 결혼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부인인지를 확실히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정철이 클랩턴의 공연을 보기 위해 싱가포르에 온다는 소문은 싱가포르 외교가에서 사전에 상당히 널리 퍼져있었다. 소식통은 "김정철이 싱가포르에 온다는 사실, 그리고 클랩튼의 공연을 본다는 사실은 사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14일 클랩턴의 공연장에 나타난 김정철은 검은색 바지와 라운드 티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건장한 남성과 붉은 꽃을 든 여성 등 수행원 20여명과 관람석에 입장했다.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은 카메라가 김정철에게 접근하자 "왜 찍냐"며 거칠게 취재를 막아서기도 했다.
취재진을 따돌리고 관람석에 들어간 김정철은 무대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동행한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클랩턴의 공연을 즐겼다.
김정철의 모습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지난 2006년 독일에서 열린 클랩턴 콘서트 이후 5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