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최소 12년 이전에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5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4일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9시46분께 용산구 후암동의 한 대세대주택에서 혼자 살던 이모(20·여)씨가 비닐에 싸여 있는 여성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숨진 여성은 흰색 비닐로 10겹 이상 둘러싸인 채 가로·세로 50cm, 높이 1m 크기의 종이상자 안에 있었고 얼굴 부위에는 흉기에 한차례 찔린 흔적이 관찰됐다.
이씨는 경찰에서 “이사하려고 남자친구와 함께 상자를 운반하는데 너무 무거워 열어보니 안에 숨진 여성이 있었다. 옛날부터 아버지 짐으로만 생각해 시신이 있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문 감식을 통해 이 여성이 이씨의 친모인 윤모(50)씨인 사실을 확인했고 시신이 비닐로 밀봉된 상태여서 별다른 냄새가 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씨는 “어렸을 때라 어머니 기억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1999년 6월 이 집으로 이사오기 전 아버지(50)가 시신이 들어있던 상자를 테이프로 밀봉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있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아버지 이씨를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보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아버지 이씨는 이 집으로 이사한 뒤 약 3년간 딸과 함께 살다가 가출하고서 매달 한 두 차례 정도만 딸을 찾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99년 6월 이전 윤씨가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살해 방법과 정확한 사망 시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