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2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물가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지만 기업 경기 둔화, 가계 부채 상환 부담 증가 등에 대한 우려로 두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기에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11일 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2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75%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11월 2.25%의 기준금리를 2.50%로 전격 인상한 뒤 2개월 만인 지난 1월에도 시장의 예상을 깨고 0.25%포인트 인상했다.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이달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가 75.9%를 차지했다. 금리 동결 전망은 금통위가 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했다.
기업 경기 둔화, 가계 부채 상환 부담 증가 우려 등을 볼 때 한은이 쉽사리 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또 지난달에 한차례 금리를 인상해 운신의 폭이 크지 않은 상황인데다 최근 물가 상승세가 유가 및 원자재가 인상 등 공급 측면에 요인이 있었다는 점도 지적됐다.
실제로 1월 소비자물가를 부문별로 보면 농산물(24.4%)과 수산물(13.7%) 가격이 크게 올라 농축수산물이 17.5% 상승했고, 공산품은 4.3% 올랐다. 서비스 부문은 2.2%, 공공서비스는 1.1%, 개인 서비스와 집세는 각각 2.6% 상승률에 그쳤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물가로 보면 올려야 하지만 전세대란 등 서민들 이자부담을 고려해 동결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 전문가들은 한은 금통위가 3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