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카드론 대출잔액 24조9000억원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카드 대출에 따른 충당금 적립비율을 상향 조정키로 했다. 또 상품설계시 부가서비스 수익성 분석 등을 의무화키로 했다. 연 2회 진행됐던 카드회원 모집실태 현장 점검을 매분기 실시한다.
금융위원회는 9일 이같은 내용의 신용카드 시장 건전 경쟁 유도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우선 금융위는 1분기 안에 카드대출의 충당금 최소적립률을 상향조정하고 카드대출 영업 및 리스크관리에 대한 모범규준을 마련키로 했다.
모범규준에는 카드론 취급 첫 달에 이른바 '미끼금리'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과장광고를 제한하고, 카드론 신규 이용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경품과 원리금할인 등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또한 금융위는 카드사의 카드대출 리스크관리실태도 수시로 점검할 방침이다.
고승범 금융서비스국장은 "카드대출의 예상손실률이 신용판매보다 높은 점을 감안, 카드대출의 충당금 적립기준을 높여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예상손실률 등에 대한 분석을 거쳐 충당금 최소적립률 상향폭을 확정하고 예고시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용카드 회원 불법 모집행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방침이다.
올해 1분기 내에 신용카드 모집인이 지켜야 할 제반사항을 종합적으로 명시한 '신용카드 모집행위 준칙'을 마련하고 회원 불법모집행위에 대한 제재도 강화키로 했다.
특히 금융감독원의 모집실태 현장점검 주기를 매반기에서 매분기로 단축하고 여신금융협회의 합동기동점검반 인원도 확충, 점검시 금감원 검사원을 토입해 점검효과를 극대화키로 했다.
또 과다 경품 제공, 길거리 모집 등 신용카드회원 불법 모집행위애 대해 제재를 강화키로 했다.
금융위는 또 올해 상반기에 시행령 개정을 통해 카드사들이 회원들에게 과도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도록 상품설계시 수익성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고 국장은 "선제적 대응을 통해 카드업계가 지난 2003년 카드사태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확실하게 지도할 것"이라며 "시장질서를 흐리는 경우 강력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신용카드사들의 카드론 대출잔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들의 카드론 대출잔액이 24조9000억원으로 전년(18조원)에 비해 38.3%(6조9000억원)나 증가했다.
카드론 대출이 급증하는 것은 카드사들이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률이 줄어들면서 현금대출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규제가 엄격한 현금서비스 대출규모는 지난해 81조3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0.2%(1000억원) 감소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드론을 중심으로 카드대출의 이용규모가 커졌고, 저신용층(7~10등급)에 대한 카드대출 비중도 증가했기 때문에 카드대출 부실화 소지도 늘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9월말 현재 휴면카드를 제외한 신용카드는 8410만매로 전년 대비 10.1%(773만매) 증가했고, 모집인 수는 5만명으로 전년보다 1만5000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