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보상태인 프로야구 최고의 거포 이대호(29)와 소속 구단 롯데의 연봉협상이 결국 KBO의 조정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롯데 관계자는 14일 “이대호가 1000만∼2000만원 더 받을 것 같으면 조정신청도 안 했을 것이라고 얘기했고 7억원 밑으로는 도장을 찍지 않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단 입장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뒀기에 자존심과 명분도 세워주고 싶어 연봉 3억9000만원을 받은 선수에게 2억4000만원을 인상해줬는데 선수와 생각이 다르니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롯데는 오는 2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연봉 조정이 나올 때까지 한두 차례 더 이대호를 만날 계획이었다.
하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KBO의 조정을 기다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구단과 선수가 각각 6억3000만원과 7억원이라는 수치에서 스스로 물러나면 자존심을 크게 다치는 형국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요구를 관철하지 못하더라도 강제성이 있는 조정을 마지못해 받아들이는 게 주장의 일관성을 지키면서도 갈등도 봉합할 수 있는 차선책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 관계자는 “조정 전까지 추가 협상을 한다 안 한다고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운영의 틀도 있고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기에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는 이대호가 지난 5일 연봉 조정을 신청하고 나서 공식적인 협상 테이블에 앉지는 않았으나 이대호가 팀 훈련에 참가하고 있기에 비공식적인 대화는 나눠왔다.
롯데 관계자는 “연봉 문제와는 별도로 이대호는 롯데에서 함께 해야 하는 선수”라며 “이대호에게 조정이 끝나면 웃으면서 얘기하고 다시 시작하자고 말했고 이대호 자신도 그렇게 하자고 화답했다”고 말했다.
이대호와 롯데는 15일까지 희망하는 연봉을 산출한 근거 자료를 KBO에 제출할 계획이다. 조정위원회는 제출 자료를 심의한 뒤 오는 20일 한쪽의 손을 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