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슈어런스 리포트] 탈출 말레이곰에 피해당하면 보상은…

입력 2010-12-1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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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에서 탈출한 말레이곰이 청계산 일대로 숨어들면서 평소 등산을 즐기던 사람들의 위험도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말레이곰에게 공격을 당한다면 그 사람은 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정답은‘말레이곰이 어떻게 도망갔느냐에 따라 다르다’이다. 말레이곰의 소유주인 서울대공원이 만약에 생길 사고에 대비해 가입한 책임배상보험의 담보내역이 매우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서울대공원은 공원이 소유하고 관리하는 시설이 상대방의 신체나 재물을 훼손시켜 법률상 배상책임이 발생하는 경우를 대비한 보험계약을 한국지방재정공제회와 맺고 있다. 이 보험계약은 워낙 규모가 커 9개의 손보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삼성화재를 간사사로 운영하고 있다.

이같이 서울대공원이 보험에 가입했음에도 배상 여부를 당장 판가름 지을 수 없는 이유는 서울대공원이 가입한 보험의 약관이 배상조건을‘시설의 하자가 있었을 경우’로만 한정짓고 있기 때문이다.

즉 말레이곰에게 공격받은 사람이 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는 곰이 탈출한 격리실의 문고리에 하자가 있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얘기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서울대공원이 가입하고 있는 보험의 약관에 동물이 직접적으로 입힌 피해에 대한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아직 피해사례가 있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고리에 문제가 있었는지 조사해 보지 않아 배상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공원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고를 대비해 보험을 가입해 두었다"면서도 "동물이 이처럼 탈출하는 경우는 전례가 드문 일이라 (곰이 주는 피해)배상은 좀 더 알아봐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자주 도심에 출몰하는 멧돼지와 같은 야생동물은 얘기가 다르다. 야생동물들은 소유주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특정인에게 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예컨대 얼마 전 멧돼지가 갑자기 고속도로에 뛰어들어 운전자가 다치고 자동차가 일부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책임을 물어야 하는 가해자가 멧돼지 밖에 없어 결국 자동차 수리비용을 본인이 다 부담해야 했다.

이처럼 도로에 갑자기 뛰어든 산짐승 때문에 발생한 교통사고는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게 보험사측 설명이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도로에 맷돼지가 출몰해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지 난감한 것이 현실"이라며 "이러한 피해를 대비해 자차보험을 반드시 가입해 막심한 손해를 당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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