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내내 ‘엄마한테 기운 불어 넣어달라’고 뱃속 ‘오복이(태명)’한테 속으로 말을 걸었어요. 둘이서 같이 우승해 행복해요”
14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10m 공기권총 단체전과 개인전 금메달을 모두 목에 건 임신 7개월의 김윤미(28·서산시청)는 ‘2관왕’의 영광을 곧 태어날 아기 ‘오복이’에 돌리며 배를 쓰다듬었다.
김윤미는 한국선수 처음으로 뱃속의 아기와 함께 국제대회에 참가해 2관왕을 차지하는 진기록까지 세웠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새신부인 김윤미는 소속팀 합숙 때문에 청주에서 일하는 남편 진철규(28)와 주말부부로 지내는 것이 싫어 광저우 아시안게임 보다는 2년 뒤 런던 올림픽을 노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선발전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어렵게 잡은 대표 선발의 기회를 놓치지 마라”며 든든하게 지원해준 남편 진씨 덕에 반동과 소음이 적고 훈련강도가 낮은 공기권총에만 출전하기로 결심했다. 대신 ‘오복이’를 위해 화약총인 권총 종목은 출전을 포기했다.
그는 선수생활을 시작한 지 10년만인 2007년에야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공기권총에서 본선 21위에 그치는 등 국제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다.
이날 국제대회에서 처음 시상대 정상에 오른 김윤미는 “경기 내내 속으로 ‘엄마한테 기운 보내줘’라고 계속 말을 했다. 혹시라도 아이 때문에 팀에 누를 끼칠까봐 걱정했는데 둘이서 같이 금메달을 따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