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가 국가적 수준의 연구·개발(R&D) 전략을 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하는 싱크탱크를 만든다.
이승종 서울대 연구부총장은 “어떤 연구 분야에 얼마만큼의 역량과 재원을 투자할지 구상하는 연구기획 전담기구를 내년 상반기 중 설립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전담기구는 중장기 연구계획의 수립이나 학문 간 융합연구 기획, 연구인력 구성 등 그동안 대학에서는 미약했던 연구기획 분야를 강화하려는 취지로 구상된 것. 그동안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기획은 주로 교육과학기술부나 지식경제부등 정부나 산하기관이 맡았고 대학은 제시된 연구사업을 수주하는 역할에 그쳤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나 정부산하기관은 특성상 집권기간인 5년 이상의 장기계획 수립이 불투명해 주로 중단기 계획에 치중해온 한계가 있었고 서울대가 이 단점을 보완하는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서울대는 연구기획 기구 설립을 통해 정부가 연구·개발계획 수립 시 합리적인 정책판단을 할 수 있도록 준거를 제시하는 역할을 맡을 계획이다.
연구기획 기구는 학문 간 경계를 허물고 합동연구를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기능도 맡게 되며 연구개발 인력을 수요자에게 신속히 연계시켜주는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하게 된다. 연구기획의 강화와 함께 연구개발 이후 수익 창출을 위한 관리도 활성화된다.
이와 관련 서울대는 연구처와 산학협력단의 연구비 관리 업무를 전산시스템을 활용해 대폭 간소화하고 그동안 미약했던 지식재산권 관리 업무를 강화할 전망이다.
국가 차원에서 특정산업을 육성하려면 정부의 영향력에서 독립적인 전문가들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미래를 내다보고 연구과제를 고민해야 하는데 이런 역할을 맡을 기관이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 연구부총장은 “대학이 발전하려면 연구분야에서 얻은 결과를 토대로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획 단계부터 개발된 연구결과의 사업화까지 전반에 걸쳐 연구분야를 활성화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