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조 전 LG전자 회장(78세)이 남몰래 70억원의 사재를 기부한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헌조 전 LG전자 회장은 최근 후학양성에 써달라며 '실사학사(實是學舍)'에 사재 70억원을 기부했다. 이 전 회장은 자신의 기부 사실을 공개하길 원하지 않았으나 한 명예교수의 기고글을 통해 알려졌다.
기초학문을 도외시하는 최근 대학과 기업의 인재양성 풍토를 비판하는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의 글이 다산연구소의 다산포럼에 실렸는데 그 내용 중에 이 전 회장의 기부사실이 언급된 것.
송 교수는 국학계 원로인 이우선 선생이 성균관대학교에서 정년퇴직한 후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실시학사’라는 곳에 이 전 회장이 70억원의 사재를 아무 조건 없이 희사했다고 전했다.
송 교수는 다산포럼에서 "한 개인이 70억이라는 거액을 희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운 일이지만, 기업경영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순수 학술단체에 희사했다는 것이 더 놀라운 일이다"라고 소개했다.
이 전 회장은 한국실학연구(韓國實學硏究)에 써달라며 소규모 연구소에 70억을 기부했고, 이를 토대로 다산 정약용의 실학을 연구하는 '재단법인 실시학사'가 최근 설립됐다.
이 전 회장은 서울대 철학과 출신으로 지난 1957년 락희화학공업에 입사해 1989년 LG전자로 옮겼으며 지난 1989년부터 1996년까지 LG전자 대표를 지냈다. 1989년 사장, 1992년 부회장, 1995년 회장을 지냈고 LG인화원장을 거쳐 1998년 고문으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