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코스닥 상장 업체들의 대표이사를 인터뷰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인터뷰 하는 중에는 업체 소개를 위해 목에 핏줄을 새우며 설명하다가도 제품을 납품하는 대기업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묵묵부답이다.
"그 내용은 오프 더 레코드로 하시죠. 좋은 내용임은 틀림없는데 대기업 측에서 좋아하지 않을 겁니다"
기자가 생각했을 때도 해당 내용은 분명 업체에 호재임에 틀림이 없고 향후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업체들은 '쉬쉬'하기를 원한다. 이유인 즉 대기업측에서 이를 알게 될 때에는 향후 납품에 대해 피해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A업체 한 대표는 "대기업 측에서 요청하고 이를 위해 납품을 준비하고 있는 내용은 맞지만 해당 기업에서 이를 알게 되면 좋아하지 않을 것이고 알리고 싶어 하지도 않을 껍니다"고 말했다.
이 말을 한 업체는 모 기업에 대한 매출이 전체 매출액 비중에서 70% 이상 차지하는 업체이다. 분명 이야기 할 때는 대기업에 이만큼 매출을 올리고 있고 앞으로도 매출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장황하게 설명하지만 막상 향후 대기업에서 어떠한 제품에 납품을 원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하게 되면 말하는 것은 꺼려하고 있다.
그렇다. 분명 아직 우리나라의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기 때문에 대기업과 껄끄러운 문제가 생긴다면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알아야할 호재임에도 불구하고 알권리가 있는 투자자들에게 대기업과의 입장 때문에 말 할 수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분명 사실이고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대기업의 '눈치'로 인해 말 할 수 없는 코스닥 상장 업체들의 슬픔에는 '독재국가'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