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의 기준금리 동결은 의장인 김중수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5명 가운데 3명의 찬성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은이 26일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9일 열린 금통위 본회의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과 관련해 기준금리를 연 2.25%로 동결한다는 결정문은 다수결로 채택됐다.
이중 김대식, 최도성 등 두 위원은 명백히 반대 의사를 표시하면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실명으로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의장인 김 총재가 통상 자신의 의견을 밝히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위원 5명 가운데 이주열 부총재, 강명헌, 임승태 등 위원 3명이 동결에 찬성한 셈이다.
금리를 인상하자는 쪽에서는 수출, 소비, 투자, 고용 등 국내 경기의 호조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같은 물가불안을 주로 언급했다. 통화정책의 신뢰성과 금리 정상화의 당위성도 곁들이면서 일부 위원은 "중립 수준의 금리는 4%이며, 올해 안에 2.75%까지 올려야 한다"고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반면 금리를 동결하자는 쪽에서는 선진국 경제의 불확실성과 정부의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8.29 대책)을 이유로 내세웠다. 물가에 대해서도 아직 2%대의 낮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역시 수출이 둔화하고 투자가 하락 반전했으며 취업자 수는 늘었지만 실업률은 높아진다는 정반대의 해석을 했다.
이번 의사록에서는 정부의 열석발언권(회의에 참석해 발언할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하기 위해 참석한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의 발언 내용이 이례적으로 자세히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