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조직내 상호견제 '골드만삭스의 힘'

입력 2010-10-2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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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태광그룹도 비자금 차명계좌 문제로 떠들썩하다. 양사 모두 최고 경영자(CEO)가 1인 지배체제를 공고히 유지해 왔던‘오너십’회사였다.

1인 지배체제가 이뤄지다 보니 최고 경영자를 중심으로 한 조직문화가 자연히 생성될 수밖에 없었고 최고 경영자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자연스럽게 2인자를 퇴출시키거나 자식에게 경영권을 넘겨주는 경영 행태를 보여 왔다.

반대로 월가의 대표격인 골드만삭스는 상호 견제를 통한 경쟁문화를 만든다. 오랜 시간을 통해 상호견제 속에서 살아남은 한 사람에게 기업을 승계하기 위함이다.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승계 프로그램을 유지하기 위해 인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평가 주체를 다양화하는 다면평가를 엄격하게 실시한다.

골드만삭스의 이 같은 승계프로그램은 1930년대 부터 시작됐다. 1차 대전과 대공황 사이에 오너 가문 출신들이 2선으로 물러나면서 심부름꾼이었던 시드니 와인버그를 오랜시간 동안 교육시켜 CEO로 선임했다. 이후 이 승계프로그램을 통해 존 와인버그와 존 와이트헤드라는 후계자를 세웠고 이후 로버트 루빈과 스티브 프리드먼 등 유명 CEO를 길러냈다.

신한금융과 태광그룹 등 국내 회사들 처럼 후진적인 오너십 조직문화는 내부적인 상호 견제력을 약화시킨다. 오히려 오너십 CEO를 중심으로 한 조직문화로 인해 투명한 경영문화를 이루기 힘들고 차명계좌를 통한 비자금 조성과 부동산과 주식 편법 증여 등 불법행위가 만연해지기 마련이다.

골드만삭스가 140년을 이어온 이유는 단순하다. 오너의 시대를 끝내고 조직 내부의 상호 견제력을 길러내고 그 속에서 회사를 잘 이끌 수 있는 전문 경영인을 오랜 시간 공을 들여 키워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차명계좌와 편법증여 등으로 얼룩진 CEO가 아닌‘한국의 로버트 루빈과 스티브 프리드먼’이 나오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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