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더 좋아하는 '채소맛의 달인'
채소소믈리에는 채소만 즐길 것이라는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다. 15일 양재 aT 키즈 푸드페스티벌에서 만난 김 씨는 “육류와 채소를 균형을 맞추면서 채소의 맛을 전달하는 것이 채소소믈리에다”고 말했다. 채식주의자가 아닌 채소에서 오는 건강을 전해주는 채소 전도사라는 이야기다.
김 씨는 사실 가정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17년차 베테랑 요리연구가다. 1996년 쿠킹스튜디오‘cooking noah’를 시작으로 2006년에는 르 코르동 블루 프랑스요리학교를 수료했다. 건강한 요리를 강조하는 김 씨가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식재료다. 김 씨는“채소소믈리에는 건강한 요리를 만들기 위한 자신과 닮아있다”고 말했다.
건강요리에 관심 있었던 김 씨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진 것은 채소다. 채소에 대해 2년동안 칼럼을 연재하던 중에 더 배워야한다고 결심하고 김 씨는 현해탄을 건너 채소 전문가들의 나라인 일본 유학을 결심했다. 김 씨는 2008년 8월 한국인 최초로 채소소믈리에 자격을 얻었다.
일본에서 돌아온 김 씨는 2009년 11월 28일에 한국채소소믈리에과정을 시작했다. 현재 3기까지 68명의 채소소믈리에를 배출했다. 채소소믈리에들은 채소 레스토랑이나 채소유통 채널에서 신선한 채소를 선택하고 구매를 돕는 일을 하고 있다. 김 씨는 삼양사의 세븐스프링스 패밀리 레스토랑과 농협의 건강 365운동의 자문역할을 하고 있다.
김 씨는 균형 잡힌 식단을 보여주겠다며 기자에게 두 손을 펼쳐보이기를 요구했다.“우리 위의 크기가 본인의 두 손바닥에 폭 감싸질 만큼의 크기래요. 그래서 한 손만큼의 채소를 섭취하고, 다른 한 손만큼의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균형 잡힌 식습관입니다”
김 씨는 아이들이 아토피·알러지에 잘 걸리는 이유로 부모의 식습관을 지적했다. 채소가 빠지고 육류와 인스턴트를 즐기다보니 얻은 생활 습관병이라는 이야기다. 김 씨가 말하는 채소소믈리에는 현대인에게 채소를 다시 되찾아주는 라이프 스타일리스트다. 김 씨는 “몸이 건강하면 마음도 건강해진다”며 “채소에서 오는 건강이 삶의 질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한 달에 한 번은 지방에 내려가 채소·과일 산지를 직접 방문한다. 김 씨는 기자에게 우리의 채소를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농가분들이 우리 모종이 별로 없다고 하소연한다”고 말했다. 김 씨에 따르면 각 나라의 토양, 기후 등에 맞게 모종을 개발하는데 우리나라에서 개발되어진 것들이 대부분 일본 모종이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김 씨는“우리 땅에서 나는 제철 채소야 말로 보약이에요”라고 말했다. 우리 채소를 지키는 것이 우리 몸을 지킬 수 있는 좋은 길이라는 이야기다. 김 씨는“채소소믈리에가 채소 유통 부분까지 공부하는 것도 우리 채소를 제대로 지키는 법을 알기위해서다”고 밝혔다.
채소소믈리에는 8년전 창설된 일본 베지터블&후르츠 마이스터 협회에서 시작했다. 일본은 현재까지 △주니어 마이스터 3만천여명 △마이스터 800여명 △시니어 마이스터 40여명을 배출했다. 매년 8월30일을 채소의 날로 지정해 행사와 할인 이벤트를 펼치는 것도 채소에 대한 일본인들의 인식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