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VS 앱]이제 ‘말’로 검색한다

입력 2010-10-2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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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최고 인기를 누렸던 ‘전격 Z작전’이라는 미국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이 ‘키트’(자동차명)에게 목적지를 말하면 차가 스스로 길을 찾아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제 영화 속에서만 존재하던 ‘키트’가 더 이상 먼 얘기 만은 아니다. 바로 음성언어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최근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과 연결해주는 스마트폰 열풍이 불고 있지만 작은 터치스크린 자판 입력 방식으로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이동 중이거나 양손을 사용할 수 없을 때는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손가락으로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원하는 결과를 찾아주는 ‘음성 검색 시대’가 도래했다. 앞으로 태어날 다음 세대들은 자판을 이용해 검색하는 것을 낯설어 할 지도 모를 일이다.

◇ 성숙해진 ‘다음 음성 검색’=지난 6월 모바일 음성 검색 서비스를 출시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최근 걸그룹 ‘소녀시대’를 TV CF 모델로 내세워 브랜딩 강화에 나섰다. 이 광고는 네일 케어를 받느라 검색어를 입력하기 어려운 ‘소녀시대’가 음성으로 ‘꽃게’를 검색한다는 내용으로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해외 업체가 음성 검색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한국어 지원 모바일 음성 통합검색은 다음이 최초다.

다음 측에 따르면 서비스 시작 이후 6월 하루 평균 음성검색 이용량에 비해 10월 이용량을 비교한 결과(내부지표 기준) 이달 18일 현재 이용률이 약 338%나 급증했했다.

다음의 음성 검색은 키워드 위주로 검색하는 이용자들의 검색 패턴에 따라 키워드 검색에 최적화돼 있다. 예를 들면 ‘소녀시대’, ‘소녀시대 광고’, ‘소녀시대 다음 광고’와 같이 단어와 단어를 조합해 인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 이용자들이 모바일에서 찾았던 검색어를 우선적으로 적용, 모바일에서 입력하는 대부분의 키워드에 대해 음성 인식이 가능토록 했다. 특히 다음 측은 경쟁사들보다 먼저 음성 검색 서비스를 도입해 이용자들이 음성검색을 통해 자주 찾는, 이슈가 되는 키워드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가 다량 축적돼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인식 시스템이 정교하게 적용돼 이슈 키워드 뿐 아니라 일반적인 키워드를 찾을 때에도 인식률이 높게 나타났다. 아울러 서비스 출시 후 여러 차례 업데이트로 시스템이 안정화 돼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다만 음성인식기술은 상당히 많은 연산과 언어모델을 저장할 수 있는 저장 공간이 필요하므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빠르고 정확한 검색 결과를 도출해 내야 하지만 다음은 아직 이 기술을 접목하지 못했다.

따라서 키워드가 아닌 긴 문장 형태나 전문 용어, 사투리와 같이 사람들이 잘 찾지 않았던 검색은 인식률이 떨어질 수 있다.

다음 관계자는 “음성 검색은 사용하면 할수록 업데이트가 되기 때문에 아직 개선의 여지가 많다”며 “향후 자연어 음성처리 기술을 적용, 문장형 음성에 대한 분석과 검색이 가능토록 하고 연내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인식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성장 잠재력 충분 ‘네이버 음성검색’=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지난 8일 음성 검색 서비스를 출시하고 뒤늦게 경쟁에 뛰어들었다. 음성 검색, 바코드 검색, 음악 검색 등을 탑재한 ‘네이버 앱’은 출시한 직후 주말동안 앱스토어 무료 애플리케이션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다음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모바일 음성검색 모듈을 개발했다면, 네이버는 국내의 음성 인식 전문 업체인 HCI의 기술을 사용했다.

네이버 측이 밝힌 음성검색의 가장 큰 장점은 네이버에 유입되는 하루 평균 1억3000만 쿼리의 방대한 검색어를 활용, 모바일에서 더욱 정교한 검색 결과를 도출해 낸다는 것이다. 또 타사 음성 검색과 비교해 2~3 어절의 경우 높은 인식률을 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남녀노소, 사투리에 대한 강도 높은 테스트는 물론이고 잡음제어 기술을 적용, 이동 중 소음 환경에서의 인식률을 높였다.

직접 다양한 검색어에 대해 음성 검색을 해본 결과 단어는 거의 오류가 없이 인식됐다. 특히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같은 긴 문장도 띄어쓰기 까지 그대로 인식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만 숫자와 영어, 한글이 섞여 있는 까다로운 문장은 인식률이 떨어졌다.

만약 원하지 않는 음성 검색 결과가 나왔을 경우 검색 입력 창 바로 밑에 ‘다른 인식결과 보기’를 클릭하면 비슷한 검색어를 목록에서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검색 방식도 중요하지만 검색 결과가 사용자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또 다른 곳을 찾아 검색을 해야 하므로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검색결과”라면서 “다른 포털에 비해 뒤늦게 시작했지만 더 많은 만족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엘리 기자 el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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