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보고서 영업수익 830억 부풀려...두달 지나 수정
NH투자증권이 엉터리 공시를 해 빈축을 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 1분기(2010년 4월~6월) 분기보고서상 영업수익과 비용을 부풀려 작성했다가 두 달이 지나서야 오류가 발견 한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8월 발표한 올 1분기 재무제표 보고서를 수정한다고 공시했다.
이번에 손익계산서상 수정이 이뤄진 항목은 모두 8개다. 영업수익은 기존 2747억원에서 191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 두달 간 올 1분기 매출이 830억원 가량 부풀려져 있었던 셈이다. 영업비용도 830억원가량 적은 1683억원으로 정정됐다.

이는 파생상품거래이익과 손실이 잘못 계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8월 발표된 파생상품거래이익은 1600억원이지만 정정 수치는 770억원으로 나타났다. 파생상품손실도 1729억원에서 89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회계준칙상 동일 파생상품의 이익(영업수익)과 손실(영업비용)은 상계하도록 하고 있다.
만약 동일 파생상품건에서 이익과 손실이 각각 100억원과 50억원이 발생했다고 가정하자. 이럴 때는 상계된 50억원만 영업수익으로 계상해야 한다. 이익과 손실을 따로 계상하게 되면 영업수익과 비용 계정에 각각 50억원이 추가로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문제는 영업수익과 비용 등 재무제표상 중요한 계정의 계상과정에서 심각한 오류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실제 매출액의 40%가량이 부풀려지면서 시장에서의 외형상 평가가 왜곡됐다는 것이다.
특히 외부감사인의 검토를 받은 분기보고서의 주요 계정 오류가 두 달이 지나서야 고쳐진 점에 대해 빈축을 사고 있다. 수치에 가장 민감한 금융업인 점을 감안하면 잘못된 공시는 투자자들의 심리와 회사의 신뢰성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분기보고서는 반기재무제표검토준칙에 따라 검토를 실시하고 있다. 검토 준칙은 보통수준의 확신을 얻도록 외부감사인의 검토를 계획하고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검토는 회사 측과 주로 질문과 분석적 절차에 따라 이뤄진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측은 ‘기재오류’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자산과 부채, 자본총계, 분기순이익은 변동이 없다고 덧붙였다.
회사 관계자는 “증권 매매에서 이익과 손실이 따로 잡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번 오류 건은 회계준칙상 동일 파생상품건의 이익과 손실을 상계처리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기 때문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에는 차이가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