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비자금' 10시간 고강도 수색...전·현직 임원 줄소환

입력 2010-09-1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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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엄밀하게 수사하겠다"

한화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이 장시간 압수수색에 돌입한 것을 예고했다.

검찰은 지난 16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8시경까지인 약 10시간 30분 동안 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기업체를 압수수색할 때에는 해당 업체의 업무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짧으면 1∼2시간, 길어야 3∼4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배려해왔다. 최근은 이 같은 수사 관행을 고려하면 검찰의 이번 수사는 이례적이다.

수사관 8명은 서울 장교동 그룹 본사에서 경영기획실이 있는 25∼26층을 통제한채 의심 가는 곳곳을 샅샅이 뒤져 회계장부 등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20∼30상자 분량의 자료를 가져갔다.

검찰이 본사와 증권사의 업무차질이 생기는 부담이 있는데도 굳이 평일을 선택해 장시간 압수수색한 것은 수사 전례로 볼 때 사건의 실체를 밝힐 핵심 자료가 있는 곳을 파악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차명계좌로 비자금 수백억원을 조직적으로 관리했다는 의혹을 규명할 수사 단서를 찾을 수만 있다면 기업의 업무 차질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평일에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펼쳤다는 것이다. 특히 압수수색 시간과 압수물 분량을 보면 강도 높은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시각이 유력하다.

검찰은 이번에 찾은 자료를 토대로 한화증권의 차명계좌 5개와 연결 계좌를 추적해 전체 비자금 규모와 흐름을 확인하고서 계좌에 등장하는 한화그룹 전·현직 임원들을 대거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연결 계좌는 적게는 50∼60개, 많게는 1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과정을 언급할 수 없고 엄밀하게 수사하겠다"며 강력한 수사 의지를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한편 이 사건은 한화증권의 전 직원이 올해 초 '비자금 조성용' 계좌가 있다며 금융감독원에 제보하며 불거졌고, 한화그룹은 해당 계좌들이 금융실명제 이전에 조성된 김승연 회장의 개인재산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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