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잔치에 밥그릇 뺏긴 상인들

입력 2010-09-1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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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몰 출입통제...유동인구 90% 줄듯

오는 11월 11∼12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 입주해있는 상가들이 울상이다. 주변 백화점과 상가들도 회의기간 동안 테러나 시위 등에 대비한 영업 제한과 강화된 경호로 매출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코엑스몰 입점 상가들이다. 회의 기간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되면 하루 10만여명의 유동인구가 사라지고 1만명의 코엑스몰 상주 인구만을 대상으로 영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매출은 평소 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아예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되면 손해는 그만큼 커진다.

코엑스몰 한 입점 상가 주인은 "국가의 큰 행사라서 대놓고 불만을 표출할 수 없지만 평소 보다 수입이 없거나 1/1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이것저것 눈치볼 것 없이 문을 닫으려 한다"고 말했다.

수입감소도 문제지만 각종 보안과 경호조치 등의 정부방침을 이행하는 것도 보통 고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코엑스의 주요 전시나 컨벤션, 공연 일정도 9월과 10월로 집중됐고 11월달에는 11일 이전의 행사는 잡혀있는 게 없다. 코엑스몰의 이벤트 코트나 분수대에서 열리는 공연도 11월에는 잡혀있는게 없다. 코엑스의 대부분의 11월 행사는 11월 20일 이후로 이전된 상태다.

주변의 백화점과 상가들도 유동인구 감소로 인한 매출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만약 영업이 중단된다면 하루 20억원 정도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G20회의와 관련해 정부의 보안정책이 결정되지 않아 백화점 측에서도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 방침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만 말했다.

G20 회의로 인한 코엑스몰 입점 상가와 주변 상권의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코엑스에 대한 정부의 보안방침이 아직 확실히 정해지지 않고 있다. 다만 코엑스몰과 주변상가의 영업불가 방침을 검토했던 정부가 강제 중단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엑스몰은 입점업체에 공문을 보내 "영업여부를 결정해 통보해달라"면서 회의가 열리는 동안 영업은 개별매장의 선택사항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영업중단 보다는 상인들의 생업에 지장을 줄 수 없다는 방침으로 선회한 것이다. 테러위협과 각국 정상의 경호 등 보안 때문에 코엑스는 물론 주변상가의 영업 불가 방침에서 정부가 한 발 양보한 모양새가 돼가고 있다.영업 중단이 결정되면 상인들에 대한 보상금 산정 문제도 걸려 있는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국가 주요 행사 때문에 생업에 지장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여러 각도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의기간동안 일반인들의 코엑스몰 출입은 여전히 통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인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에서는 코엑스 내 상주인구가 1만명인데다가 회의 참석자들도 많아 이들 대상으로만 해도 영업에 지장이 없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해 입점 상가들은 "하루 10만명 유동인구가 1만명으로 줄어드는데 장사하기는 다 틀렸다"고 고개를 저었다.

게다가 경찰이 15일 회의 기간 각국 정상을 철저히 경호하기 위해 회의장 주변에 2.2m 높이의 안전방호벽을 설치할 것으로 밝혀지면서 코엑스몰은 물론 주변상가들의 반응도 불만 일색이다.

코엑스 근처 한 상가 주인은 "2m짜리 방호벽은 1km넘게 둘러치면 이곳으로는 통행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회의기간 하루 이틀이 아니라 한 일주일은 장사하기가 힘든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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