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임기를 늘리면 대출 쏠림을 억제할 수 있다"
31일 금융연구원 지동현 상임자문위원은 '금융회사의 대출 쏠림 억제방안' 보고서에서 이같이 제시했다.
지 위원은 "금융회사의 대출 쏠림현상이 계속 발생하는 원인은 고객의 원리금 상환능력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출의 쏠림현상이란 최근 은행 대출의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확대된 데서 보듯 특정 시기에 특정 부문에 금융회사의 대출이 집중되는 현상으로 호황기에는 여신 공급이 지나쳐 거품을 일으키고 불황기에는 신용 경색으로 거품이 붕괴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지 위원은 "고객의 원리금 상환능력을 제대로 분석하려면 산업 전문가와 통계 분석가를 충분히 보유해야 한다"며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는 전문 인력을 늘리려면 금융회사 경영진의 임기를 연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지배구조가 불안정할수록 은행장이 연임을 염두에 두고 임기 3년차에 대출을 대폭 늘리는 '3년차 은행장 증후군'이 나타난다"며 "따라서 은행장 임기를 늘리면 대출 쏠림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방지책으로는 대출 만기 전에 다른 금융회사에서 추가 대출을 받을 때 기존 대출을 상환하는 `대출 약정서' 체결하도록 하거나 금융회사들이 경기 변동에 맞춰 대출을 늘리거나 줄이지 못하는 경기 역행적 방식으로 '리스크 허용 한도'를 매년 정하게 하자고 제안했다.
이 밖에 은행의 성과평가지표에서 대출계수를 빼 성과평가를 잘 받으려고 대출을 늘리려는 유인을 없애고 집값 하락에 따른 스트레스 테스트가 가능하도록 총부채상환비율(DTI) 통계와 대출목적, 전세자금 활용 여부 등의 자료를 충실히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