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임진강 등 대대적 수색 "발견 즉시 신고촉구"
주말과 휴일 경기 연천과 인천 강화에서 북한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北 목함지뢰가 잇따라 발견되고 연천에서는 폭발사고로 이어져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30일부터 1일까지 강화지역에서 16발, 임진강 유역에서 19발, 한강 하류에서 1발이 각각 발견되는 등 모두 36발이 수거됐고 경기 연천에서는 목함지뢰 1발이 터져 낚시하고 나오던 민간인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군(軍) 당국은 1일 지뢰탐지 교육을 받은 병력과 장비를 강원과 경기, 인천에 이르는 접경지역 하천을 중심으로 집중
투입해 유실지뢰 탐지작업을 벌이는 한편 피서객에 주의와 함께 신고를 당부했다.
군 당국은 "북한지역의 홍수로 매설됐거나 보관중이던 목함지뢰가 유실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북한이 의도적으로 방출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연천 첫 폭발사고..낚시꾼 2명 사상 = 31일 오후 11시께 연천군 백학면 전동리 민통선 안쪽에서 목함지뢰 1발이 폭발했다.
이 사고로 주민 한모(48)씨가 그 자리에서 숨지고 김모(25)씨가 얼굴 화상과 팔에 파편이 박히는 등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북한 유실 지뢰로 인명사고가 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이날 초소를 우회해 민통선 안 임진강 지류인 사미천으로 들어가 낚시를 즐긴 뒤 귀가하던 중 갈대밭에서 목함지뢰 2발을 주워 가지고 나오다 변을 당했다. 2발 가운데 1발은 터지고 1발은 뇌관이 분리돼 있어 터지지 않았다.
사고 당시 한씨는 목함지뢰 2발을 혼자 들고 나오고 김씨는 5~6m 뒤에서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군 당국은 사고 직후 현장 조사를 벌여 폭발물이 목함지뢰임을 확인했다.
또 김씨 등을 상대로 일몰 후 민간인 출입이 금지된 민통선 안에서 낚시를 하게 된 경위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중이다.
폭발사고로 이어진 목함지뢰는 가로 20㎝, 세로 9㎝, 높이 4㎝의 나무 상자로, 강화에서 발견한 것과 동일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상자를열거나 밟는 등 일정한 압력을 가하면 폭발하도록 장치돼 있다.
군 당국은 앞서 30일 오후 6시30분께 강화군 서도면 주문도에서 낚시꾼이 목함지뢰를 발견, 신고해 수색작업을 벌여 16발을 수거했다.
◇軍, 경기.인천.강원 접경지 하천 주변 '대대적 수색' = 목함지뢰 발견에 이어 폭발사고가 발생하자 군 당국은 동원 가능한 지뢰탐지요원과 장비를 동원해 1일 오전 7시20분부터 북한으로부터 흘러 내려오는 하천 인근지역에 대한 수색작전을 펼쳤다.
수색범위는 북한에서 유입되는 강원과 인천, 경기지역의 11개 하천과 주변 지역으로 군 당국은 범람했을 때 목함지뢰가 유실될 수 있는지역 가운데 민간인 출입이 잦고 피서객의 왕래가 가능한 지역, 군 작전상 필요한 곳을 우선적으로 수색했다.
군은 이날 11개 하천 주변 62개 지역에 650여명을 투입했다. 연천과 파주 등 경기서북부의 경우 임진강 본류와 한강 하류를 비롯해 사미천, 세월천, 멸공천 등 28곳이 주요 탐색지역이다.
군 당국은 이날 수색으로 연천 사고 현장 주변 100여m 구간에서 17발, 강화에서 6발을 각각 추가 발견했다. 한강 하류 경기도 고양시 자유로 이산포IC 인근에서 상자 안이 비어있는 목함지뢰 1발이 발견됐다.
군 당국은 최근 장맛비로 북한에서 목함지뢰가 대량으로 떠내려왔을 것으로 보고 6일까지 수색작업을 계속할 방침이다.
◇軍 당국 "北 홍수로 유실된듯"..발견시 만지지 말고 '신고 당부' = 군 당국은 최근 북한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매설하거나 보관중인 목함지뢰가 유실된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 인명사고가 난 곳은 임진강 본류에서 북쪽으로 2.3㎞, 사미천교에서 800여m 떨어진 사미천 우측 모래톱으로, 군사분계선(MDL)에서는 남쪽으로 3.5㎞ 거리에 있다.
한강 하류를 포함해 다행히 민통선 안쪽이어서 민간인은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사미천은 황해도 수룡산을 발원지로 임진강까지 길이 48㎞, 폭 12~370m, 깊이 0.5~2m 하천으로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른다.
군 당국은 지난달 17일부터 23일까지 개성에 443㎜, 사미천 일대에 329㎜의 폭우가 쏟아진 점에 주목하고 유실된 목함지뢰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처음 목함지뢰가 발견된 강화로부터 인명사고가 난 연천 지점과 거리는 65㎞로 한꺼번에 지뢰가 대량 유실돼 떠내려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군 당국자는 밝혔다.
북한 홍수 때 임진강에서 확인된 익사체가 강화도 인근에서 수습된 사례도 여러차례 있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홍수때 범람한 지역이면 어디든 목함지뢰가 있을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유로 이산포IC 발견 지뢰의 경우 서해 만조로인해 바닷물과 함께 한강으로 밀려 올라온 것으로 군 당국은 분석했다.
특히 임진강 하류지역은 어민이 어로행위를 하거나 피서객이 자주 찾는 곳이어서 목함지뢰에 의한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해 집중적으로수색작전이 펼쳐지고 있다.
군 당국은 사고 직후 민간인의 민통선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하천변 유실지뢰 수색과 함께 북한 유입 하천에 대한 주민과 피서객의 접근을 삼가도록 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