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어닝시즌 투자 양상 변했다

입력 2010-07-21 13:56수정 2010-07-2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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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순익'보다 '매출'에 주목

2분기 어닝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든 가운데 크게 달라진 월스트리트의 투자 양상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 투자자들이 기업의 순이익에 주목했던 것과 달리 이번 분기에는 매출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적을 발표한 제너럴일렉트릭(GE), IBM,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 대기업들의 경우 2분기 순익은 늘었지만 매출은 부진을 보여 실적발표 이후 장외 거래에서 주가가 하락했다.

이에 대해 AP 통신은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이 기업 실적에서 순익보다는 매출에 주목하기 시작한 반증이라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의 호와드 실버블래트 분석가는 "기업의 매출 증가가 곧 고용 창출로 이어진다"면서 "고용 창출은 경기회복에 필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2분기(4~6월) 주요 기업 실적

사실 기업들의 순익만을 놓고 봤을 때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S&P500 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지금까지 실적을 내놓은 기업들의 2분기 주당 순익은 전년 동기 보다 50% 늘었으며 이중 3분의2 가량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다만 이들의 2분기 매출이 5% 증가하는데 그쳐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던 것이다.

CNN머니는 향후 달라진 투자자들의 동향에 장세가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일 뉴욕 증시는 애플의 실적호재와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추가 부양 기대감에 막판 반등했다. 다우지수는 0.7% 상승했고 나스닥과 S&P500지수도 각각 1%씩 올랐다.

장 초반에는 골드만삭스의 2분기 순익 급감과 존슨앤존슨(J&J)이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전날 장 마감 후 발표된 IBM과 TI의 2분기 매출이 예상에 미치지 못한 점도 증시를 무겁게 짓눌렀다.

그러나 오후 들어 연준이 대출 금융기관들에 대한 추가 부양대책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증시는 반응을 보였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21일부터 이틀간 열릴 예정인 의회 증언을 앞두고 있다.

투자자문사 카나코드아담스의 데이브 로벨리 미 주식 트레이딩 부문 이사는 "연준의 추가부양책 마련은 추측에 불과하다"면서 "이보다 애플과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S&P500 기업 중 이번주 실적을 발표하는 120개 기업들의 분기 매출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순익은 대체로 늘었지만 실물 경기를 반영하는 매출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최근에는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부진한 양상을 보이면서 단순한 경제성장 둔화가 아닌 더블딥(이중침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RBS캐피털마켓츠의 리안 랄슨 미 주식 트레이딩 부문 대표는 "시장에는 올해 하반기 성장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는 어닝시즌이 지나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증시는 19일에도 글로벌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 마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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