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美 은행권 위기 끝나나

스테이트스트리트 실적 호전...웰즈파고는 악재

미국증시가 오랜만에 기분좋은 반등에 나섰다. 은행권의 위기가 예상보다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는 입장이다.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데다 거시경제적인 부담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 신중론자들의 지적이다.

2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투자자들을 설레게 한 것은 미국 주요 수탁은행인 스테이트스트리트였다. 이 은행은 7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미국 은행권에 대한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스테이트스트리트는 2분기 230억달러의 매출에 주당 87센트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세후비용 2억5100만달러가 포함된 것으로 일회성비용은 1억8000만달러가 발생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실적 호전에 미국증시는 급등세로 반응했다. 다우지수는 270포인트 넘게 올라 1만선을 회복했다. 나스닥과 S&P500지수 역시 각각 3% 이상 올랐다.

은행 한곳의 실적에 월가가 광분한 이유는 무엇일까. 스테이트스트리트는 기업어음을 인수하는 은행이다. 기업의 자금 마련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금융기관인 셈이다.

그만큼 스테이트스트리트의 실적 호전은 경제 전반이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제프리스의 댄 패넌 애널리스트는 "서비스 부문 매출이 예상보다 좋았다는 사실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능이 좋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금융권 실적과 연결되는 신용카드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소식도 호재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은행협회(ABA)는 지난 1분기 은행 신용카드 연체율이 3.8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신용카드 연체율이 4%대를 밑돈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8개 핵심 카테고리에 대한 연체율 역시 전부기 3.19%에서 2.98%로 떨어졌다.

제임스 체슨 AB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의 재정 관리가 개선되고 있다"면서 "저축과 지출을 넘어 재정이 안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은행권 호재는 바다 건너 유럽에서도 전해졌다. 유럽연합(EU)은 91개 역내 은행을 대상으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테스트가 예상보다 까다롭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유럽은행감독위원회(CEBS)는 역내 은행산업의 65%인 91개 은행에 대해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테스트는 위기 상황시 이들 은행이 얼마나 잘 견딜 수 있는지를 측정하기 위해 수행된다. 당국은 앞으로 2년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와 비교해 3%포인트 벌어질 경우를 가정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미국 4대은행 웰즈파고가 인원감축을 비롯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신중론자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웰즈파고는 3800여명의 종업원을 해고하고 소비자금융사업 부문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웰즈파고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1억8500만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분기에 주당 2센트의 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다.

웰즈파고는 638개의 독립 소비자금융 지점을 폐쇄하고 비우량 주택대출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다.

데이빗 크배미 대변인은 "웰즈파고 금융채널의 경제학은 더 이상 실행 가능하지 않다"면서 "고객들은 미국내 최대 은행, 모기지기관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웰즈파고는 지난 2008년 와코비아 인수 이후 미국 최대 모기지대출기관 및 4대 은행으로 도약한 바 있다. 당시 인수 금액은 127억달러에 달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호재가 펀더멘털적인 면에서 과대평가됐으며 이날 주가급등은 저가매수세가 주효했다는 평가도 힘을 얻고 있다.

제프리스의 패넌 애널리스트는 "스테이트스트리트 주가는 최근 주가 약세로 인해 다른 금융주와 마찬가지로 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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