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은 국민에게 대한민국의 긍지와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8강, 4강에 밥먹듯이 오르는 유럽과 남미 국민이 왜 ‘축구’얘기만 나오면 당당해지는지 새삼 알 듯하다.
이처럼 월드컵의 열기가 식지 않는 가운데 국내 업계도 앞다퉈 월드컵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 자동차, 통신사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이벤트에 한창이다.
이런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월드컵 응원 문화가 점차 ICT(정보통신기술)로 인해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은 거리응원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매개체로 거듭나며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월드컵과 IT업계의 상관관계를 결부시키는게 억지스러울 수 있겠지만 4년전 독일 월드컵과 비교할 때 ICT는 거리 응원이나 산업 마케팅에 분명한 변화를 가져온게 사실이다.
지난 23일 16강 진출을 결정지은 나이지리아전의 경우 청와대에서 ‘트위터 벙개’를 추진하며 많은 참여자의 호응을 받았다.
한 트위터 사용자가 청와대 트위터에 접속해 나이지리아 경기때 서울광장서 막걸리 파티를 하자는 제안을 청와대가 흔쾌히 받아들인 것이다. 국가 정책과 안보를 책임진다는 측면에서 다소 딱딱하게 인식됐던 청와대의 편견을 ICT로 해결한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각종 응원도구를 다운받고 무선인터넷 존으로 경쟁국 스코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등 월드컵 분위기에 한 몫을 충분이 담당했다.
IT업계 역시 월드컵 16강 진출로 시너지를 얻고 있다. 통신업계는 월드컵에서 스마트폰의 유용성을 간접적으로 체험한 잠재 고객이 실제 구매자로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막바지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터넷 업체도 모바일 포털이 제역할을 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 고무적인 분위기다.
그동안 모바일 시장 진출을 타진해오던 소프트웨어 분야 역시 애플리케이션 제작 주문이 밀려들면서 본격적인 수주전에 돌입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IT업계는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ICT가 어느 정도 수준에 왔는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비단 금융과 자동차 등 다른 분야에서도 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문화에 변화를 가져오는 기여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를 볼 때 다음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어떤 첨단 ICT가 선보일지 벌써부터 관심가는 대목이다. 앞으로 4년 후면 국내 IT업계가 세계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새로운 문화를 주도하는 탄탄한 힘도 과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우리나라 ICT가 한단계 발전해 글로벌 시장에서 변화를 가져오는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