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사외이사 물갈이 본격화

입력 2010-03-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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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들이 사외이사 모범규준 변경안이 올해 확정되면서 사외이사들이 대거 물갈이 되고 있다.

또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과 최고경영자(CEO) 겸임이 분리되면서 이사회 의장 자리를 사퇴하는 금융지주 회장들도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4개 은행지주회사와 자회사인 은행들의 사외이사 64명 중에서 3분의 1 수준인 19명 가량이 이번 사외이사 직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16명이 사외이사에 새로 선임되고, 기존 사외이사 자리 중에서 4명의 몫이 사라진다.

금융권 내부에서는 전체의 30%에 달하는 사외이사들이 대거 교체되는 만큼 이들 4대 은행지주와 은행에 신선한 바람이 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일부 금융회사들은 이번에 도입된 '사외이사 모범규준'이 워낙 까다롭기 때문에 사외이사에 적합한 인물 찾기에 애를 먹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총 9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을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KB금융의 가장 유력한 사외이사 후보는 이경재 전 기업은행장과 고승의 숙대 교수, 이영남 이지디지털 대표 등이다. .

이들을 이날 오후 5시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후보로 최종 확정되고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9일 이사회를 앞두고 있는 하나금융지주에서는 최근 사외이사직을 사임한 남상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등 3명의 사외이사가 바뀔 전망이다.

2005년 말에 출범한 하나금융의 사외이사들은 재임기간이 5년 미만이지만 사외이사 모범규준 등을 고려해 남 교수 외에 추가로 2명의 이사를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하나금융 측은 밝혔다.

현재 10명의 사외이사 중에서 기업 출신 등의 일부 사외이사가 교체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지난 달 말 신한금융지주도 이사회를 열어 사외이사 12명 중 8명을 내보내고 4명을 올해 주총에서 새로 뽑기로 했다. 신한지주의 사외이사 수는 종전 12명에서 8명으로 줄어든다. 새로 선임되는 사외이사 4명 중 3명은 주주대표이며, 1명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과 기획예산처 장관 출신인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원장이 후보로 선정됐다.

우리금융지주는 전날 이사회에서 7명의 사외이사를 교체 없이 1년 더 연임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영호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이 겸직하던 키움증권 사외이사를 사퇴함으로써 전원 유임 쪽으로 결정됐다는 후문이다.

우리금융은 민영화라는 과제를 앞두고 의사결정 구조의 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외이사를 전원 유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금융권의 급변기를 맞이하는 상황에서 조직의 안정과 연속성이 최고의 가치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CEO와 이사회 의장 분리도 관심거리다.

우리금융 등 일부 지주사들은 그간 최고경영자(CEO)인 회장이 겸직해오던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하나금융은 이번 이사회에서 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방안도 논의키로 했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현재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신한지주 역시 2월 말 이사회에서 회장과 이사회 의장을 분리키로 하고, 3월 주총 직후 이사회를 열어 의장을 새로 선임키로 했다.

우리금융도 CEO와 이사회 의장을 가능하면 분리하고 이사회가 매년 사외이사 중에서 의장을 선임한다는 등의 내용도 정관에 도입했다.

그러나 일부 지주사CEO의 경우 이사회 의장 겸직을 강력히 원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출범 때부터 회장과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온 KB금융은 주총 직후 이사회를 열어 1년 임기인 차기 이사회 의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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