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520선 지지력 구축에 우선적인 관심"
전일 코스피지수가 지난 주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유럽발 악재가 여전한 가운데 수급적인 차원에서 외국인의 이탈이 현 시장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특히 외국인을 이어 주식시장을 뒷받침할 만한 수급세력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향후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여진다.
여기에 전일 미국시장이 또 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증시는 지난 주말 열렸던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담에서 유럽의 재정위기를 진정시킬 뚜렷한 대책이 제시되지 못했다는 실망감이 확산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또한 벤 버냉키 의장이 조만간 시중 유동성 흡수를 위한 출구전략의 청사진을 밝힐 것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가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켰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 역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해보인다. 따라서 단기 저점을 확인하기전까지는 주식 비중을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삼성증권 정명지 연구원은 9일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와 관련된 악재는 현재 진행형이다"며 "글로벌증시가 기술적 반등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연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채 만기가 돌아오는 시점과 맞물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투자심리가 재차 악화될 수 있다"며 "그러한 측면에서 기술적 반등이 나올 경우 주식 비중을 다소 줄이고 사태의 추이를 관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신중할 필요는 있겠으나 IT와 자동차 대표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며 "1분기 원화 강세가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안전자산 선호 강화로 원화 약세가 재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이러한 현상이 좀 더 이어질 경우 IT와 자동차 대표주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잘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특히 자동차의 경우 일본과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에 완성차 및 부품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신한금융투자 한범호 연구원은 "다양한 악재들이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부진한 증시의 행보도 지속되고 있다"며 "물론 최근 도래한 악재들에 대해 시장에서는 일차적인 충격파가 진행되었고 유럽지역의 재정불안감은 국제 공조를 통해 점차 진정될 여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한 연구원은 "나아가, 설령 대외 여건의 개선으로 지수 하락세가 진정되고 의미있는 지지선이 구축된다고 하더라도 위험자산 회피심리 부각에 따른 외국인 유동성의 추가적인 위축 가능성이나 국내외 경제지표의 불안정한 움직임은 증시의 추가적인 불안요소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분명 주식시장은 과매수와 과매도 국면의 전개를 통해 점차 균형점을 찾아가겠지만 불확실성 변수들의 구체적인 해결책 제시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현 시점은 추가적인 매도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며 "지수의 의미있는 반등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위축된 투자심리가 추스려져야 할 것이고, 그 전까지는 다양한 구간에서 지지력을 타진하는 전개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전 저점인 1520선을 마지노선으로 지수의 지지력 구축에 우선적인 관심을 두고, 10배 이하로 떨어진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이나 94%대까지 하락한 20일 이격도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과매도 공감대 형성을 기대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