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보다 경기회복 지속 여부가 수출주 향방 결정"
연초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기준으로 큰 변화 없이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전일 역시 코스피지수는 소폭 상승하긴 했으나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진 못했다.
그동안 상승을 주도해왔던 수출주 IT와 자동차주들이 단기 조정양상을 보이면서 시장견인력이 약화된데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5일째 투자자금이 유출되는 등 차익매물이 잇따르면서 주식시장의 방향성이 다소 모호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일 원달러 환율이 정부 개입 시사에 따라 소폭 반등함에 따라 재차 IT와 자동차주들이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존 주도주에 대해 원화강세에 따른 급격한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호실적에 대한 추가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 입장에서도 실적시즌을 대비한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기존주도주 가운데서 호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종목에 대한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13일 "이번 IT와 자동차의 하락은 환율 변수 이외에 어닝 시즌이라는 시기적인 요인과 맞물린 단기 충격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며 "지난 주 삼성전자의 실적 가이던스 발표 직후 기관의 차익매물이 급증했다는 점이 이러한 점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아직까지 글로벌 증시의 상승 추세가 지속되고 있고 IT와 자동차 섹터에 대한 국내 증시의 주매수세력인 외국인의 스탠스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주도주 역할은 지속될 것이다"며 "통상 시장의 상승 사이클은 주도주의 상승 사이클과 함께 했다는 점도 IT와 자동차에 대한 주도주 이탈 가능성은 아직 이르다"고 주장했다.
다만 배 연구원은 "원엔 환율 변화에 따른 글로벌 시장 점유율 변화에 따라 자동차보다는 IT섹터가 보다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변수로는 이번 주 14일 발표 예정된 인텔의 실적 발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 해 인텔 효과로 7
월 박스권 상단인 1450선을 돌파했다는 점과 현재 글로벌 증시는 물론 미국 증시에서도 IT섹터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증시의 추가 상승 여부는 IT섹터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또 그는 "단기 대응에 있어서는 실적 시즌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수보다는 종목별 차별화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조언했다.
한양증권 투자전략부는 "최근 코스피지수는 상승탄력 둔화와 함께 기간조정 양상 펼쳐지고 있으나 20일 이동평균선을 지지한 상태에서 상승흐름은 유효하다"며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기 보다는 1700선을 중심으로 한 등락 과정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며 원달러 환율이나 원엔환율 변동에 따른 종목별 민감도가 높아질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환율하락은 수출기업의 이익모멘텀을 약화시키는 잠재적인 부담요인이지만 단기적인 환율추이보다는 경기회복 지속 여부가 수출주 향방을 결정할 요소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향후 원달러 환율은 하락 압력이 우세한 가운데 속조조절이 병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주중 인텔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IT 업종의 조정은 매수기회로 활용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어닝시즌 진입에 따라 4분기 실적은 물론 올 1분기에도 실적개선 가능성이 높은 철강, 항공, 일부 금융주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