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12조원 가까이 줄어들면서 사상 최대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은 506조2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1조7000억원 줄었다.
감소폭이 2002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컸다.
연중으로는 14조5000억원 증가했지만, 증가폭은 2008년의 78조3000억원이나 2007년의 79조3000억원에 비해 5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중기대출은 기업의 연말 부채비율 관리를 위한 차입금 상환과 은행의 대규모 부실채권 상각, 매각 등으로 7조9000억원 줄어들면서 감소폭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기업대출은 회사채 순발행과 부채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 상환 등으로 3조8000억원 줄면서 2003년 12월의 4조1000억원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가계대출은 408조6000억원으로 전월보다 5000억원 증가했다.
증가폭은 전월의 2조6000억원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연간으로는 20조1000억원 늘어나면서 증가폭이 2008년의 25조원보다 4조9000억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은 아파트 입주와 분양관련 집단대출 등으로 증가폭이 전월의 1조6000억원보다 확대된 2조원을 기록했다.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여타대출은 1조5000억원 줄어들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은행 수신은 1007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8조3000억원 감소했다. 감소폭은 2006년 1월의 12조7000억원 이후 3년11개월만에 최고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전년보다 54조8000억원 늘어났지만 2008년 104조3000억원보다는 증가 규모가 크게 줄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331조8000억원으로 11조1000억원 감소했다. 머니마켓펀드(MMF)는 은행의 연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관리를 위한 자금인출 등으로 6조2000억원 줄었으며 주식형펀드는 감소폭이 전월의 7000억원보다 늘어난 3조원을 기록했다.
한은이 이날 함께 발표한 `11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작년 11월 단기 통화량 지표인 M1(협의통화ㆍ평잔)은 371조 원으로 집계돼 전월보다 6000억 원 줄었다.
2008년 11월과 비교하면 17.3% 증가한 것이다. 전년 동월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5월 이후 6개월 만에 낮아졌다. 전년동월대비 M1 증가율은 2008년 12월 5.2%에서 지난해 10월 19.6%까지 상승했다.
`추석효과'가 사라져 10월보다 현금통화가 1000억원 감소하고 요구불예금도 1조3000억 원 줄어들었다. 수시입출식예금도 증가량이 크게 축소됐다.
한은은 그동안 갈 곳을 찾지 못하던 단기자금 일부가 은행 정기예ㆍ적금 등으로 옮겨간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 2년 미만 정기예ㆍ적금 잔액은 10월보다 10조6000억 원 증가했다. 2년 미만 금전신탁도 3조2000억 원 늘었다.
M1에 이들 금융상품을 더한 전체 시중 통화량 M2(광의통화ㆍ평잔)는 전년동월대비 9.7% 증가했다. 전년동월대비 증가율은 3개월 만에 다시 한자릿수로 내려왔다.
한은은 금융시장 동향에서 전년 동월대비 M2 증가율이 지난달 9% 내외로 둔화된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