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英, 총선 앞두고 포퓰리즘정책 경제 악영향 우려

입력 2009-12-31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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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 보너스 세금폭탄 비판...조세 피난처 이전 기업 늘어

지난해 터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영국.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영국의 경제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새해를 앞둔 영국 경제에 대해 여러 기대도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더 많은 상황이다.

특히 런던 금융계는 내년 경제에 대한 전망은 더욱 좋지 않다. 이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영국의 정치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이 유럽은 물론 세계에서 미국에 이은 제2의 금융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던 배경에는 정치와 경제의 분리, 예견되는 정책과 제도를 꼽는다. 투명성과 예측 가능한 정책과 제도에 세계의 많은 자본이 런던으로 몰려든 것이다.

고물가와 높은 인건비로 제조업 기반이 붕괴 되다시피 한 상황에서 금융업은 영국을 전성기로 이끌었다. 하지만 지난해 금융위기로 막대한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연명하고 있는 금융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불만이 팽배하다.

금융권을 믿지 못해 직접 현금으로 가지고 있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50파운드의 수요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 하나의 반증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정치권이 일종의 포퓰리즘적인 정책을 내놓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금융권의 보너스에 50%의 세금을 부과하기로 한 것.

맥커리 런던지점에 근무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정치권의 포퓰리즘적인 정책들이 하나 둘 나오면서 정책의 예측가능성이 떨어지자 자본의 특성상 하나 떠나가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모펀드나 헷지펀드들은 스위스로 옮기거나 본점 주소지를 조세피난처로 옮기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영국 기업등록소에 따르면 거물 기업인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시티를 속속 떠나고 있다는 통계를 발표했다.

이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조세 피난처인 건지섬 등으로 거주지 등록을 옮긴 사업가가 500명이나 증가했으며, 영국령인 버진 제도에 주소지를 둔 기업인도 1년만에 18%가 늘어났다.

금융자본으로 버티고 있는 영국이 이들 마저 떠나간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정치권도 이런 상황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뉴스위크도 영국에선 보수당이 내년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 획득에 실패할 경우 울며 겨자 먹기로 자유민주당과 연정을 맺어 재정적자 축소 등 시급한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2010년 보너스 세금폭탄을 맞은 금융계의 비판과 지적대로 정치권의 포퓰리즘이 경제를 망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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