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 내년 경기전망 '기대반 우려반'

입력 2009-12-2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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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증가로 제품마진 강세" vs "중동발 신규물량 확대…공급과잉 우려"

올해 중국발 훈풍으로 최고의 실적을 냈던 석유화학업종에 대한 내년 경기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올해 호황처럼 내년에도 중국 등의 석유화학제품 수요 증가로 제품마진 강세가 지속돼 실적이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반면 한편에서는 중동발 신규공장들이 일시에 완공돼 공급과잉이 발생, 석유화학 경기 하락으로 이어져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올해 석유화학기업들은 당초 우려와 달리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초강세 기조를 이어가면서 경영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전 세계적인 경기 회복 흐름과 더불어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기조로 인해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한데다 중동 등에게 경기 침체 우려로 신규공장 준공 또는 상업가동을 연기해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기업들도 올해 3분기까지 깜짝 실적을 내놨다.

LG화학은 3분기에 매출 4조3643억원, 영업이익 7299억원, 순이익 5430억원을 각각 기록,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9.7%, 영업이익은 75.3%, 순이익은 82.8%가 각각 증가한 것이다.

한화석유화학과 호남석유화학 등 다른 석유화학기업들도 마찬가지로 이익이 크게 늘어났다.올해 정제마진 악화를 겪고 있는 정유사들도 석유화학 업종 강세로 대규모 실적 악화를 만회했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올해 호황이 내년에도 석유화학 제품강세를 바탕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차홍선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신규 석유화학 수요 대비 신규 석유화학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거대 시장인 중국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중국 인구 구조를 살펴봤을 때 소비가 급증하는 시기에 진입한데다 주 소비층인 30~40대 인구 비중이 전체의 47.5%에 달해 역대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세계 석유화학 수요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 우리나라 석유화학제품의 중국 수출 비중도 이미 절반을 넘어선 57% 가량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내년에도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을 추진할 계획인만큼 소비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에도 올해와 같이 수출 비중이 큰 중국발 훈풍으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2004년 이후 지속적으로 지연되고 있는 중동발 신규공장들이 내년에 일시에 완공돼 공급과잉이 발생, 경기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그동안 에탄·프로판 가스 공급 차질 등으로 지연됐던 중동 석유화학 설비가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출회되는 신규 석유화학 공장의 공급규모는 연간 720만t으로 전망된다"면서 "이는 국내 연간 총 생산물량(730만t)과 비슷한 수준으로 공급과잉에 따라 석유화학제품가격 하락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같은 신규공장 확대로 2011년까지 세계 석유화학경기가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또한 내년 초로 가시화되고 있는 중국과 대만간의 양안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체결도 악재로 거론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의 주력 수출품목과 대만 석유화학기업의 주력 품목이 겹치는 상황에서 관세 폐지 혜택을 받는 대만 기업들이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평중 석유화학공업협회 본부장은 "내년도 석유화학업종 경기 전망에 대해 전문가 사이에서도 엇갈리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난해 대부분 예상했던 것과 달리 올해 석유화학 경기가 호황을 이뤘던 것처럼 내년 경기도 부딪쳐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또 "중동발 신규공장 물량 등이 대부분 범용제품인 만큼 국내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한 제품 차별화로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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