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일선 붕괴 쉽지 않아도 200일선(1450)까지 조정 염두해 둬야
최근 코스피 지수가 조정을 보이면서 120일 이동평균선(120일선) 지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120일선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120일선이 일반적으로 경기선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120일선은 장기 추세를 가늠하는 척도로 경기선이라는 강력한 지지선마저 무너지게 되면 주가가 경기에 선행한다는 주식 격언처럼 향후 경기의 후퇴 가능성, 즉 더블딥 우려로 확산될 수 있다.
증시가 최근 5년 랠리를 시작한 2003년 이후부터 2007년 고점까지 120일선이 무너진 것은 모두 3번이다.
2004년 5월과 2006년 5월, 그리고 2007년 11월인데, 이 중 120일선이 단번에 무너진 것은 2004년 한번이었다. 나머지 두 번은 120일선을 지지선으로 지수가 일단 반등에 성공했고, 이후 다시 내려올 때 무너졌다.
이트레이드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이번 상승기의 지수 오름 폭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에서 가격부담은 평균 수준 이상이라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민 연구원은 “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국내증시가 저평가라는 의견에 동조하기 어렵다”며 “더욱이 5년 랠리가 나타나던 당시처럼 중국 등 신흥시장의 고성장 모멘텀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경기회복의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IT와 자동차를 대체할 주도주가 없는 상태이고 기술적으로 거래가 급감한 것은 기회보다 리스크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 연구원은 “수급주체가 뚜렷하지 않은데 거래바닥이 주가반등으로 연결될 여지는 크지 않을 것이다”며 “오히려 주가 바닥은 거래증가 속에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 저점 매수에 주목하기엔 이른 시점이다”고 전했다.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기술적으로 지난 2008년 3월 베어스턴스 파산 당시 저점이자 120일 이평선이 위치한 1500포인트 중반에서 지지력을 보여줬다”며 “주초 기술적 반등 흐름이 이어질 수 있지만 이를 본격적인 반등 신호로 해석하기 보단 단기 약세 내에서의 제한된 반등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곽 연구원은 “오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과 옵션만기일이라는 굵직한 불확실성 변수들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우호적인 시장 흐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반등이 나타날 경우 이를 단기 하락추세대 내에서의 등락으로 바라보고 몸집을 가볍게 하는 기회로 삼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진투자증권 곽병렬 연구원은 “최근 120일선을 지지하는 모습이지만 반등이 상당히 미약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곽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지표들이 실업률, 소비 지표 등이 좋지 않게 발표되고 있고, 이번 주 금통위와 옵션만기일이라는 변수가 있는 만큼 120일선의 지지를 확신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동양종금증권 정인지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9월 말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금년 3월 이후 시작된 상승 충격파동이 마감된 것이 확인됐다”며 “중기적으로 1450선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1450선은 지난 3월 이후 시작된 상승폭의 적정 되돌림 수준으로 이동평균선으로 200선과 겹치고, 지난 5월과 6월의 지루한 박스권대를 의미한다며 올해 상승분을 감안하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