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거품론 등장 신중한 투자 요구
국내 증시가 미국發 악재에 사흘만에 하락하면서 코스피지수가 재차 1640선으로 후퇴했다.
전일 13거래일만에 순매수에 나섰던 기관이 이날 3000억원 가까이 매물을 쏟아내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국내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 발표가 이어졌으나 그보다는 4분기 이후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좀체 늘지 않는 등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된 모습이다.
27일 코스피지수는 미국 증시의 하락 영향으로 전일보다 0.46%(7.58p) 떨어진 1649.53을 기록하면서 사흘만에 하락했다. 코스피지수 역시 마찬가지로 전일보다 0.49%(2.47p) 내린 502.30을 기록했다.
이날 새벽 마친 미국 증시가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세제지원을 단계적으로 없앨 것이라는 우려 및 금융주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제기되면서 주택·금융주들이 일제히 하락해 다우지수 9900선이 무너지는 등 주요 지수들 모두 하락했다는 소식이 국내 시장 하락의 주요 악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일본과 대만,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동반 하락한 점도 지수 하락 압력을 더했으며, 증시 과열을 말하던 약세론자들의 경고가 잇따른 점도 낙폭 만회의 걸림돌이 됐다.
다만 미국 증시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사흘 연속 계속된 외국인의 매수세는 지수 추가 하락 방어의 일등 공신이 됐다.
메리츠증권은 "미국 금융주 하락의 원인은 무디스의 대손상각에 대한 평가에 있었고, BOA의 증자 가능성에 대한 주주가치 희석 우려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美 세제지원 폐지에 따른 부동산 시장 위축 가능성도 미국 소비 상위 20% 계층의 금융자산 중 주식관련 금융자산 비율이 높아 부동산 시장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매수세는 지속되고 있고 주도주 중 하나인 자동차는 신고가 경신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결과적으로 조정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며, 자동차주의 신고가 경신가능성을 놓고 봤을 때 지수는 추세에 복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매수 전략을 제시했다.
한편 현재 코스피지수의 적절성을 두고 증시 과열을 말하는 약세론자들의 경고도 있어 투자자들의 더욱 신중한 결정이 요구되고 있다.
삼성증권의 김학주 센터장은 이날 거품이 빠진 코스피지수의 적정선은 1540선이라며 현재 시장은 과열 상태라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증시 과열 요인으로 풍부한 유동성과 깜짝 실적을 꼽으면서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깜짝 실적이 나타나는 것은 일회성 비용을 줄인 결과"라며 수요 증가가 없는 깜짝 실적은 결국 증시에 거품을 조장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