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약 맺어 휴대폰 보조금 지원…한국HP는 SKT·KT와 동맹(?)
국내에 진출한 대형 외국계 IT업체들이 특정 이동통신사와 협약을 맺고 휴대폰 보조금 등을 보조해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23일 통신업계와 IT업계에 따르면 한국IBM은 SK텔레콤과, 한국HP는 SK텔레콤 KT와 이 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IBM은 2800명 전 직원이 입사 시 대부분 SK텔레콤으로 이동통신사를 변경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차원에서 SK텔레콤과 협약을 맺어 휴대폰 보조금 등을 지급하는 식으로 혜택을 주기 때문이다.
대부분 업체들이 휴대폰 사용량이 많은 영업직군에 한정해 혜택을 주는 것과는 달리 전 직원에게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도 특징이다. 특히 휴대폰 뒷 번호를 사무실 내선번호와 동일하게 배정해줘 업무 편의성을 높여준다는 설명이다.
한국IBM 관계자는 “예전에 비해 혜택이 줄긴 했지만 사무실 뒷 번호가 같아 편리하기 때문에 SK텔레콤으로 통신사 이동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회사에서 통신사 이동을 강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IBM 직원들은 휴대폰 중간번호로 4995번을 배정받는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한국IBM 직원의 뒷 번호 몇 개만 알아내면 그 부서 대부분 직원의 번호를 알아낼 수 있다는 후문이다.
직원 규모 약 1200명의 한국HP는 직원들이 SK텔레콤과 KT에 가입할 경우 휴대폰 보조금을 회사에서 지원해준다. 단, 휴대폰 사용량이 많은 영업직군에 한정한다는 점, 특정 번호를 배정하지 않는다는 점 등이 한국IBM과 차이점이다.
한국HP 관계자는 “휴대폰 보조금 지급이라는 혜택이 있기 때문에 영업직원 대부분은 SK텔레콤이나 KT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IT서비스 ‘빅3’들은 특정 이통사와 협약을 맺지는 않지만 휴대폰 사용량이 많은 영업직원들에게 통신비를 보조해주고 있다. LG CNS의 경우 영업직원들에게 법인 폰을 지급해 통신요금을 대신 지불해주고 있다. 삼성SDS와 SK C&C는 법인 폰을 지급하지는 않지만 영업직원들에게 통신비 일부를 보조해주고 있다.
이통사 입장에서도 이 같은 대규모 법인고객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손해 볼 게 없는 장사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법인 고객의 장점은 해지율이 낮아 고객관리가 수월하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법인시장 대부분은 한국IBM, 한국HP 같은 대형 법인보다 PDA 기능 휴대폰을 사용하는 결제나 보안업체, 택배, 카드모집인들을 대상으로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