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오전 한 때 1160원대로 급락하며 사흘째 연저점 기록을 새로 쓰는 모습이나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이후 1170원 부근으로 낙폭이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오전 11시 34분 현재 원ㆍ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3.80원 내린 1174.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미국증시가 밤사이 하락 마감했다는 소식과 이날 코스피지수 조정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석 연휴를 앞둔 수출업체 네고 물량 앞에 사흘째 하락세를 연출중이다.
환율 하락 기조가 추세적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은 차지하더라도 국내 수출기업들이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국내 원화 자금 조달에 일제히 나서며 외환시장내 달러화 공급 물량이 넘쳐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원ㆍ달러 환율이 자고 일어나면 떨어지는 분위기 속 수출업체들이 원화값이 추가로 하락하기 전 서둘러 팔아치우려는 심리적 요인도 환율의 단기 오버슈팅을 야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외환딜러들은 서울 외환시장내 일평균 네고 물량이 3억달러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최근의 경우 네고 주문이 평소의 배 이상인 5~6억달러에 이른다고 입을 모았다.
원ㆍ달러 환율은 이 같은 수출업체 매물과 역내외 시장 참가자들의 손절 매도로 장중 1166.60원까지 밀렸지만, 김익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의 이날 구두 개입으로 이 시각 현재 1170원대로 낙폭을 줄인 상황이다.
이날 김 국장은 "최근 외환시장내 쏠림 현상이 다소 과도하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라며 "환율 오버슈팅이 지속될 경우 당국은 이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프랑스발 CMA CGM 해운사의 모라토리엄 우려가 국내증시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지만 이는 외환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난달 무역수지가 LCD·반도체 수출 증가에 힘입어 지난 2월 이후 8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는 지식경제부의 이날 무역수지 발표에 더욱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외환시장내 달러화 공급이 넘쳐나고 시장내 달러화 팔자 심리가 일방적인 분위기라 환율 하락 폭이 일시적으로 확대됐지만 당국의 구두 개입 이후 다소 진정된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이 딜러는 "오후에도 이 같은 1170원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증시가 반등하고 이에 시장 수급이 더욱 쏠리게 되면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