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이 수출업체 네고 물량과 역외 매도세 집중으로 1170원대 후반까지 레벨을 낮춘 가운데 원화값 강세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에 시장 참가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7.80원 오른 1178.10원에 마감하며 2거래일 연속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장 초반부터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과 역외 매도세가 이어지자 환율은 일찌감치 하락 반전된 이후 하락폭을 확대했으나 장중 환율이 1176원까지 몸을 낮추자 당국의 개입과 이에 대한 경계감으로 추가 하락이 제한받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장 후반 조선ㆍ해운 관련 루머가 돌면서 잠시 달러화 매수 우위를 보이며 1180원선으로 낙폭을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막판 역외의 달러화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하락 폭이 확대됐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원ㆍ달러 환율이 최근 5주 연속 하락하며 1170원대로 진입함에 따라 약 1년전 환율 수준을 회복했다며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흑자 기조 정착, 외국인 주식자금 유입, 글로벌 금융시장내 신용 위험의 완화 지속 가능성 등에 비춰볼 때 하락 기조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최근 두드러진 현상인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과 경기 회복 기대감을 반영한 금융시장내 위험자산 선호 현상 강화, 그리고 달러 캐리 트레이드 등 원화값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이 외환시장 전반에 형성돼 있다.
다만, 뉴욕증시가 밤사이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당초 발표보다 덜 줄었지만 시카고 지역의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고 민간 고용도 예상보다 더 감소한 영향으로 이틀째 하락, 개장전 환율의 상승 출발을 예고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지난 2거래일 연속 연중 최저 기록을 갈아치운데 따른 레벨 부담감이 시장내 굳어진 달러 매도 분위기를 얼마나 약화시킬 수 있을 것인지도 사흘째 연저점 경신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추석 연휴 전까지 네고 물량이 여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연휴가 지나더라도 현 상황에서 당국이 개입하더라도 추세에 영향을 주기 힘들다는 점에서 수출 업체의 달러화 매물 출회는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관측했다.
시장 참가자들사이에 달러화에 대한 숏 마인드가 상당히 강해 당국이 스무딩 오퍼레이션 수준의 개입만으로는 원ㆍ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가 이날 발표 예정인 9월 수출입동향과 3분기 외국인 투자 동향 역시 환율 하락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개선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환율 하락 압력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 딜러는 "현 상황에서 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더라도 환율 하락이라는 대세에 영향을 주기 힘든 점을 시장이 간파했다"며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역내외 참가자들의 달러 매도 스탠스가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시중은행의 또 다른 딜러도 "정부가 원화값 움직임을 시장에 맡겨두면서 속도 조절 정도 이상의 개입은 현재 나서지 않는 형국"이라며 "글로벌 달러화 약세 및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고,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이 나쁘지 않아 원화값 강세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추석 연휴를 전후로 달러화 급락에 따른 일시적인 조정 국면을 맞이할 수 있겠지만 환율 상승 재료가 부재한데 따른 연저점 경신 행진이 지속되고 있어 환율의 연저점 레벨 테스트는 10월에도 여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