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출자·SK증권 등 걸림돌 조만간 해소될 듯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가 보유중인 SK C&C 지분 30%와 15%를 각각 유가증권 시장을 통해 매각하기로 결정함으로써 SK그룹의 지주회사체제 전환 마무리가 임박했다.
SK그룹은 2007년 7월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시켰지만,그룹내 순환출자와 금융회사인 SK증권의 자회사 보유 등 공정거래법상 행위제한 사항을 해소하지 못해 체제 전환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SK그룹은 지난 6월 지주회사 행위제한 유예기간의 2년 연장 방안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해 승인을 받은 상태다.
특히 이번에 상장할 예정인 SK C&C는 SK그룹이 공정거래법 상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해소해야 할 계열사간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이다.
SK C&C가 SK㈜ 지분 31.82%를 보유중이며, SK㈜는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의 지분을 각각 23%와 40%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시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가 각각 SK C&C의 지분을 30%, 15%씩 출자한 방식이다.
최태원 회장은 지주회사의 대주주인 이 회사의 지분 44.5%를 보유한 대주주의 신분으로 그룹의 지배력을 행사하는 구조이다.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가 이번에 SK C&C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지주회사 체제 전환의 기본 조건이면서 걸림돌로 작용해 온 순환출자의 가장 큰 고리를 끊게 됐다.
즉 계열사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환상형 출자구조를 끊고 지주회사 아래에 일직선 구조로 세우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려면 지주회사의 대주주인 SK C&C는 지주회사에 포함된 자회사들의 주식을 보유해서는 안되고, 지주회사 아래에 있는 자회사들도 SK C&C의 지분을 가져서는 안된다.
사실 SK그룹은 이 같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 SK C&C 상장을 통한 주식 공개 매각을 공언해 왔다. 지난해 6월에도 상장을 추진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시장 침체로 공모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최근 시장 상황이 나아졌다고 판단, 지분구조 정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 관계자는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의 SK C&C 지분을 팔면 순환출자구조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다만 비상장 상태에서 주식을 처분하면 차후 논란이 생길 수 있어 상장사의 요건을 갖춰 시장가치로 투명하게 매각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은 이번 SK C&C 상장을 통해 순환출자 문제가 해소되면 SK네트웍스(17%)와 SKC(10%)가 보유한 SK해운 주식이라든지, SKC(7.50%)가 보유한 워커힐의 지분 등의 처분은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SK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에 또 다른 걸림돌이 돼온 SK증권 문제도 조만간 풀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보유할 수 없게 돼 있으나 이 같은 규제를 완화할 개정안이 정부 입법으로 국회에 계류 중이어서 이르면 이번 정기국회 때 처리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관련법이 통과되면 SK네트웍스(22.43%)와 SKC(12.26%)가 보유한 SK증권은 매각하지 않아도 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지주체제 전환이 마무리되면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더욱 강화해 신인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도 SK C&C 지분 매각을 통해 상당한 유동성을 확보, 신성장동력 발굴 등 사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SK C&C의 시가총액을 1조7000억~2조원으로 추산시 SK텔레콤(30%)과 SK네트웍스(15%)에 각각 최대 6000억원과 3000억원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SK C&C 상장의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 공모가 등은 유가증권신고서가 제출되는 다음달쯤 구체화될 전망이다.
SK그룹 관계자는 "다음달 SK C&C 상장과 관련된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한국거래소의 승인을 받아 공모가 등이 확정된다"면서 "예정대로 계획이 추진되면 오는 11월 경 증시에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