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투데이]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대공습

입력 2009-09-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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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ㆍ달러 환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원화값이 연중 최고 수준을 연일 갈아치우며 달러당 1100원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6.50원 내린 1204.8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이달초 1240원대 초반과 비교하면 불과 보름여 만에 40원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미국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글로벌 달러화는 고수익자산 매입을 위한 매도 영향으로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원화값이 강세를 보이는 것.

전문가들은 이 같은 펀더멘탈에 기초한 환율 급락 배경도 중요하지만 서울 외환시장이 달러화가 넘쳐나는 이른바 공급 우위 시장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에 보다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서울환시를 비롯해 국내 금융시장내 달러화 유입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경기측면에서 글로벌 경기가비교적 빠르게 안정세를 보이면서 달러화 표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주요 캐리트레이드 지수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달러 리보금리와 엔 리보금리가 역전되면서 캐리트레이드 조달통화로서 달러화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졌고 이는 글로벌 달러화 약세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달러당 엔화값 강세 현상도 일본의 경상 거래에서의 달러공급 확대뿐만 아니라 달러화 약세와 캐리 조달통화로서의 매력도 약화에 기인하고 있다.

국내경기의 개선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FTSE 지수 편입과 관련된 외국인 국내주식 순매수 확대와 채권시장에서의 비과세 혜택 등도 외국인 국내자산에 대한 매력도를 높이며 달러 캐리트레이드의 도화선이 됐다.

종합해보면 원ㆍ달러 환율의 최근 급락은 글로벌 금융시장내 위험거래 선호 현상 확대에 따른 달러화 약세, FTSE 선진지수 편입, 세제 혜택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서울환시에 달러화 공급우위 여건을 형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18일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밤 뉴욕증시가 일부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소폭 내림세로 장을 마쳤으나 글로벌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는 등 엇갈린 재료를 반영하며 1200원대 초중반을 맴돌 전망이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ㆍ달러 1개월물 선물환율은 뉴욕증시 하락 영향으로 1200원대 후반으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이날 현물시장의 일시 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원ㆍ달러 1개월물 선물환율은 이날 1208.00원에 거래를 마감,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 '+0.45원'을 감안하면 NDF 종가는 전날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인 1204.80원보다 2.75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달러화는 차익실현성 매수세가 일부 관측됐지만 고수익자산 매입을 위한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워낙 강해 이날도 유로화 대비 하락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글로벌 달러 약세가 심화되고 국내외 증시 동반 강세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등 환율 하락 압력은 여전하다"며 "하락 속도가 문제일 뿐 원ㆍ달러 환율의 1100원대 진입은 시간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 딜러는 "물론, 지난 보름 동안 환율이 40원 가까이 급락하는 과정에서 차익실현 압력이 그 어느때 보다 높아진 상황이라 당국의 개입이나 매수 재료가 불거질 경우 일시적인 반등세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외국계은행의 또 다른 딜러는 "뉴욕 금융시장이 밤사이 엇갈린 재료를 내놨고 원ㆍ달러 환율 1200원선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자리하고 있는 만큼, 이날은 숨고르기 차원의 횡보세가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시장의 방향이 현재 하락으로 쏠려있는 상황이라 국내증시가 이날 시장의 바람대로 1700선에 안착하고 주요 아시아 증시가 동반 강세를 이어갈 경우 환율은 재차 1200원선 레벨 테스트에 나설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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